"노조가 임금협상 녹취록 왜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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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규탄대회 열기로=울산상공회의소와 울산여성단체협의회, 울산경제인협회, 울산사랑운동추진위원회, 보훈단체 등 울산지역 120여 시민.사회단체는 "현대차 노조는 더 이상 불법 파업으로 지역경제를 어렵게 만들지 말라"며 주말께 태화강 둔치에서 시민 20만~30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2차 협력업체 대표 20여 명은 이날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현대차의 피해로 그치지 않고 협력업체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라며 파업중단을 호소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인근의 시.구의원 6명도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차노조가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점은 일반 조합원의 의사를 무시한 반민주적인 행위"라며 "파업이 노조 창립기념품의 납품비리로 곧 불명예 퇴진할 현 집행부에 명예회복의 기회가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산지방노동청 조주현 청장은 이날 오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의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므로 책임을 엄하게 묻겠다"고 강조했다.

◆"녹취록 왜곡됐다"=현대차는 15일 "노조가 회사에 성과금 추가지급을 요구하는 명분으로 내세운 지난해 임금협상 때 윤여철 사장의 발언 녹취록이 왜곡됐다"며 공인기관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노조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150%를 줄거냐? 말거냐? 하는데…그거는… 주겠다는 뜻이지 안 될 목표를 갖다놓고 해서 모양만 갖추고 안 주겠다는 것은 아니다…"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노조는 이 녹취록이 윤여철 사장이 지난해 8월 임금협상장에서 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같은 윤 사장의 발언에 따라 "생산목표 달성과 관계없이 150% 지급을 약속한 사항", 즉 '구두약속한 것'이라고 회사를 압박해 왔다.

그러나 회사 측은 "노조의 녹취록 중 '그거는…'과 '주겠다…'는 사이에 '그렇게 100%가 됐을 때'라는 말이 빠진 것을 새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따라서 노사가 실제 합의했던 지난해 8월 연말 성과금은 생산목표를 100% 달성했을 때 150% 지급키로 하고 미달했을 때는 100%만 지급키로 한 합의서가 유효함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우리가 공개한 녹취록은 노조 자체적으로 작업한 것인데 노조에 녹취록을 왜곡할 만한 능력이 없다"며 "회사 측 주장을 못믿겠다"고 맞섰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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