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정의 거꾸로 미술관] 門인가 門이 아닌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사실과 많이 다릅니다."

일간지 정치면에서 독자들이 신물나게 만나는 정치인들의 변명입니다. 정상인이라면 이런 진술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죠. 하지만, 위의 그림에 대한 아래의 두 주장은 정말이지 "사실과 많이 다릅니다."

1. 전시장에 작품이 하나도 걸려 있지 않다. 아마도 전시 준비 중인 모양이다.

2. 설사 작업이 존재한다면 특수하게 은닉된 모양인데 제작비 꽤나 들었겠다.

모범답안: 벽면에 붙어 있는 문짝과 창틀은 모두 작가가 검정 테이프를 붙여 만든 '그림자 환영(幻影)'들입니다. 해서 당시에 작품이 없는 줄 오해하고 되돌아간 관객도 제법 있었죠. 아울러 제작비 역시 테이프 값만 들었다는 후문이…. 물론 인건비는 빼고요.

반이정 미술평론가 <dogstylist.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