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위중 20대 중태/목격자/“전경 10여명이 집단구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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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광주=특별취재반】 20일 오전 1시10분쯤 광주시 충장로4가 화니백화점 앞에서 권창수씨(22·무직·광주시 월산5동 597)가 시위중 머리등을 다치고 실신,전남대병원으로 옮겼으나 중태다.
목격자 이원철씨(36·무직·광주시 금동 134)는 20일 오전 「광주·전남대책위」 안내로 전남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이 강경대군 노제가 끝난 직후 금남로3가 가톨릭센터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군중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권씨가 백화점 맞은편 인도로 달아나자 전경 15∼16명이 뒤따라가 방패·진압봉 등으로 머리를 때리고 발길질해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며 『당시 시민들과 함께 전경들에게 항의,이들이 물러나자 화니백화점앞을 지나던 택시를 태워 병원으로 급히 옮겼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오전 1시30분쯤 의식을 잃고 뒷머리 출혈이 심한 상태로 응급실에 도착,기관지절개수술을 했으며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오전 5시10분쯤 뇌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주치의 유춘식씨(신경외과)는 『컴퓨터단층촬영 결과 청년의 머리 뒷부분에 함몰성 골절이 나타났고 뇌출혈증상도 보여 계속 치료중이나 생명이 위독하다』고 말했다.
전남도경 여관구 도경국장은 이에 대해 『시위진압당시 강제해산을 명령하지 않았고 방어에만 치중하라고 지시했다』며 『전경이 집단구타한 것을 본 목격자가 있다는 말에 따라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씨는 권태호(56·무직) 오완순(52)씨의 3남1녀중 2남으로 87년 광주상고를 나와 89년 1월 공군 방위병으로 제대한 뒤 현재까지 뚜렷한 직업을 갖지못하고 지내왔다.
권씨의 가정은 2급 생활보호대상자로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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