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새 3명 분신/고교생·주부이어 버스기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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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18일 오전 전남 보성에서 고교생이 분신,중태에 빠지고 연세대 앞에서는 30대 여자가 분신해 숨진데 이어 광주에서 버스운전사가 분신하는 등 하룻동안 3명의 분신이 잇따랐다.
◎광주서… 생명지장 없어
【광주=구두훈기자】 18일 오후 5시50분쯤 광주시 신안동 (주)전일여객 차고내에서 이 회사 버스운전사 차태권씨(32·전남 강진군 대구면 마량리)가 고교생 분식소식에 충격을 받아 온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분신,오른쪽 배와 손에 전치3주의 2도 화상을 입었다.
차씨가 분신하는 순간 옆에서 세차를 하고 있던 김씨가 세차용 호스로 물을 뿌려 소화,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전 11시40분쯤 연세대 정문 맞은편 교외선 철길위에서 이정순씨(39·여·순천시 생목동 31의 6)가 온몸에 신나를 뿌리고 불을 붙인 뒤 15m 아래 인도로 투신,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씨는 분신장소에 남긴 16절지 3장분량의 유서에 『나를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자랑스런 자녀에게 바치나이다. 모두들 아버지 하느님한테 바칩니다』며 『백골단 해체·군사독재 물러가시오. 분쟁은 악이니 서로 아끼며 살아갑시다』라고 써놓았다.
이씨는 전남 S여중을 졸업,1남3녀를 두고 이혼한 뒤 식당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종교에 심취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성=임광희·위성운기자】 18일 오전 보성고교에서 분신,중태에 빠진 김철수군은 신체의 90%가 3도 화상을 입어 전남대 병원에서 기관지 절개수술을 받았으나 생명이 위독하다.
김군은 병원에 옮겨진후 『우리나라 전체 고등학교가 인간적인 학교로 만들어져야 한다』『고등학생의 뜨거운 분노로 전국이 일어나야 된다』고 말했다.
김군은 김종국(51·농업·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829) 선영심(47)씨 사이의 3남3녀중 차남으로 성격이 쾌활하며 성적은 중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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