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에이즈감염자 23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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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WHO에 “모두 외국인” 보고… 내국인 가능성 커
북한에서도 최근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바이러스 감염자 23명을 처음 발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북한 보건당국은 에이즈 확산방지를 위해 평양등 5개 도시에 에이즈검사소를 설치,주민등을 대상으로 에이즈 혈청검사를 실시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국립보건원 신영오 에이즈과장(이학박사)은 『북한이 90년 8월31일까지 모두 6만1천2백명의 주민등을 대상으로 에이즈 혈청검사를 실시,23명의 바이러스 감염자를 발견해 인도 뉴델리에 있는 WHO(세계보건기구) 동남아지역 사무소에 보고,동남아 및 서태평양지역 에이즈 질병연구전문의를 위한 WHO협력센터(호주)에서 발행되는 「바이러스 정보교환 뉴스센터」 최근호가 처음으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신박사는 『북한이 이 보고에서 감염자 모두가 외국인이어서 즉시 국외로 추방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사회주의국가라 하더라도 자국체류 외국인의 혈청검사가 용이치 않고 WHO 보고에 감염자의 국적·신분 등을 자세히 보고할 의무가 없는 점 등으로 미루어 관광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내국인을 외국인으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설사 이들이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이들과 접촉을 통해 북한주민들중에도 에이즈감염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박사는 『북한이 지금까지 각종 전염병통계를 국제기구등에 일체 보고하지 않고 있으나 이번 에이즈 감염자수를 보고한 것은 외화사정으로 1인분에 원가 6달러씩 드는 에이즈 혈청검사 시약을 대량 구입할 수 없어 WHO등이 영세국에 지원하는 지원금으로 혈청검사를 실시,보고의무를 이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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