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때 미리 따는 '대학 학점' 전국 모든 대학서 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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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지방대학에서 딴 대학과목선이수(AP.Advanced Placement) 학점을 전국의 대학에서 상호인정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방의 우수 고교생이 학점을 따러 서울에 있는 대학까지 오지 않아도 된다고 조선일보가 4일 보도했다.

AP과정이란 우수한 고교생이 방학을 이용해 대학 과목을 미리 들으면 나중에 대학에 입학했을 경우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로, 그동안은 AP과정을 이수한 대학에 합격했을 때만 학점인정이 됐다.

전국의 대학에서 AP학점의 상호인정이 가능하더라도 교육부가 고교가 아닌 대학에만 AP과정을 설치, 운영할 수 있도록 해 고교생들은 자기 지역이라 하더라도 학교 부근의 대학으로 가서 AP과정을 수강해야 하는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신문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대학과목선이수(AP) 표준교육과정'을 마련해 최종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학들의 AP학점 상호인정을 위해 수학.물리.화학.생물 등 자연계 과목에 한해 AP표준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AP과정은 각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과목을 개설하고 수업내용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특목고나 일반계 고교를 거점학교로 정해 고교에서 대학 학점을 따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다 고교등급화를 우려해 대학에서만 AP과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서울시교육청도 과학고를 거점학교로 세우려던 방침을 최근 철회했다. AP과정 평가 방식도 달라져 올해부터는 A.B.C 등 점수가 매겨지는 대신 통과 여부만 학생부에 기재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우수한 학생에게 심화학습의 기회를 열어주는 것으로 평준화 정책을 보완하는 일종의 수월성(秀越性) 교육차원에서 도입되는 이 제도의 근본 취지가 퇴색된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 경우 학생들은 각 고교에 개설된 AP과정을 듣고 평가시험을 치르며, 대학들은 이 평가 점수를 입학전형에 반영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AP과정 평가점수가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많아 아예 문제가 될 소지를 없앤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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