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직원들이 3일 오전 이 회사 노조원들이 시무식을 방해하기 위해 뿌린 소화기 분말을 뒤집어 쓴 채 시무식이 열리고 있는 현대차 문화회관 내 체육관 입구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에 따르면 3일 오전 8시50분쯤 김동진 부회장과 윤여철(울산공장장) 사장이 신년 시무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 회사 울산공장 본관을 나와 1km쯤 떨어진 문화회관으로 향했다. 이를 목격한 노조원 40여 명이 차량으로 문화회관 입구를 가로막고 윤 사장, 김 부회장이 탄 승용차를 에워싸고 차 위로 올라가 뛰는 등 행패를 부렸다.
이에 경비원 70여 명이 스크럼을 짜고 차량에서 내린 윤 사장과 김 부회장을 호위하며 노조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노조원들이 주변의 화분을 마구 던지며 경비원들과 다투는 바람에 윤 사장 일행은 10여 분 만에 겨우 15m쯤 떨어진 회관 입구 계단에 도착했다. 그 순간 노조원 1명이 갑자기 높이 1.5m가량의 화단에 올라 다이빙하듯 윤 사장을 호위하고 있던 스크럼 속으로 뛰어들어 윤 사장을 덮쳤다. 이 바람에 윤 사장의 안경이 부러지면서 콧등.코밑.뺨 등에 상처를 입었다.
윤 사장 일행이 가까스로 노조원 대열을 뚫고 식장 안으로 들어가자 노조원들은 주변의 철제 벤치와 화분으로 철제 식장 문을 부순 뒤 10여 대의 분말소화기를 뿌리는 등 행사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예정보다 20여 분 늦게 과장급 이상 4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무식은 시작됐지만 노조원들의 행패가 계속되자 5분여 만에 중단됐고 윤 사장은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노조원들에게 화분 등으로 맞아 경비원 15명도 다쳤으며 이 가운데 3명은 입원치료 중이다.
회사 측은 "폭행에 가담한 노조원들을 형사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해 8월 임금협약 때 생산실적이 목표 대비 100%를 초과하면 150%의 성과금을, 이에 미치지 못하면 100%만 지급하기로 노사 간 합의했다"며 "지난해엔 98.5%의 실적을 기록해 100%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윤 사장이 임금협상 때 '성과금은 실적과 관계없이 주겠다'고 약속한 만큼 나머지 50%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이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