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前실장·이원호씨, '몰카 향응' 직후 또 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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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승(梁吉承.47)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수사 무마 청탁을 했던 충북 청주시 소재 K나이트클럽 실질적 소유주인 이원호(50.구속)씨가 지난 6월 28일 향응 직후에도 梁전실장을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梁전실장의 금품 수수의혹을 수사 중인 청주지검 특별전담팀은 李씨가 지난 7월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모 일식집에서 梁전실장을 만나 수사 무마 등을 청탁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李씨와 梁씨, 전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인 吳모(46)씨에게 이 같은 진술을 받아내고 梁전실장의 금품수수 여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梁전실장과 李씨가 청남대 개방행사 직전인 지난 4월 17일과 향응 사건 당일인 6월 28일 등 두 차례밖에 만난 적이 없었다는 청와대 측의 조사 결과와 배치되는 것이다.

검찰은 또 李씨로부터 梁전실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에 대한 수사를 중단시켜 달라는 부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吳모씨에 대해 이날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吳씨는 민주당 충북도 부지부장 시절인 지난 4월 22일 李씨로부터 "梁전실장에게 말을 잘 해서 나에 대한 경찰수사를 중단시켜 주고, 한국마사회가 주관하는 화상경마장의 청주 유치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6백만원을 받은 혐의다.

吳씨는 또 화상경마장 유치에 성공할 경우 李씨로부터 지분의 5%를 받기로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李씨와 梁씨가 7월에 만난 사실은 시인했으나 금품 수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며 "90%까지 진행된 관련 계좌 추적 결과 금품전달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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