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호서 물새 떼죽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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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수원=연합】경기도 수원시 서둔동 서호에서 공해 물질에 오염된 것으로 보이는 물새 30여 마리가 폐사해 관계 기관이 사인 조사에 나섰다.
주민들에 따르면 24일 오전부터 서호남쪽 제방가에서 쓰레기 더미와 함께 물살에 떠다니는 물새를 발견, 인근을 뒤져보니 30여 마리가 폐사해 있었다.
물오리가 주종인 이 물새들은 오염된 물에 찌들어 깃털에 기름덩이가 엉겨있는 등 보기 흉한 모습이었으나 아직 부패하지 않아 최근에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 서호에서는 그 동안 오염된 물 때문에 봄철만 되면 수천 마리의 물고기가 죽어 떠오르는 사태가 연례 행사처럼 계속돼 왔으나 물새들이 떼죽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면적 36ha의 서호는 70년대 후반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한 이후 철새들이 날아들기 시작, 현재 5백여 마리의 각종 철새들이 서식하고 있으나 H 공장 등 5개 공장에서 나오는 하루 8천6백여t의 공장 폐수와 생활 하수 5만여t 등 하루 6만여t의 각종 오·폐수가 흘러들어 악취가 나고 불과 20∼30cm 바닥이 들여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오염됐으며 83년의 조사에서는 특정 유해 물질인 폴리염화비페닐 (PCB)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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