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찍을까(분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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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직 투표를 할까,말까도 결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위엔 많다. 누구를 찍을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번 기초의회선거는 그 정도로 주민들의 관심과는 거리가 멀다.
그 이유는 새삼 찾을 것도 없다. 정치불신에서 비롯된 정치무관심이다. 정치 무관심의 원인 제공자는 물론 국회의원이다. 독재시절엔 독재의 그늘에서 빛을 못내고,정작 민주의회가 구성되고 나서는 국회의원들의 자질때문에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지방의회도 십중팔구 그럴 것이라는 걱정들이다.
그렇다고 그 해답이 투표기피나 정치 무관심이어서는 곤란하다. 우리는 우선 그 결과가 어느 선거구에서 전과 15범의 기록을 가진 후보가 무투표당선된 경우를 당장 보고 있다.
비록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적이 없어 후보등록엔 문제가 없었다지만 사기,배임의 전과에 건축업법,도시계획법,도시공원법,국토이용관리법 등을 위반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가 지방의정 단상에 서서 무슨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치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국민이 적극적으로 정치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마땅치 않은 정치인을 밀어내는 길은 투표밖엔 없다. 그점에서도 투표에 참가하고 누구를 찍을 까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
첫째,말한마디라도 똑똑히 하는 사람을 찍어야 한다. 구름잡는 허황한 연설 잘하는 사람 얘기가 아니다. 이런 사람은 도리어 밀어내야 한다. 자기 주장,자기 신념,자기 의견을 분명하게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라야 생산적인 의정생활을 할 수 있다.
둘째,전직이나 현직이 똑바로 된 사람을 찍어야 한다. 동네에서 할일 없이 뒷짐이나 지고 다니며,어디 부동산투기를 할데나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은 찍어주지 말아야 한다. 그런 사람이 지방의회에 들어가면 관청서류나 뒤져보는 것을 둘도 없는 사명으로 알 것이다.
셋째,무식한 사람은 안된다. 학력이 어떻다는 얘기가 아니다. 지금은 행정도 옛날 같지 않아 고도의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알 수 있는 자질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선거일에 앞서 생각해본 문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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