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61% "다른 학과 선택할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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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올해 고려대 신입생들은 80%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학과를 선택했으면서도 61%는 자신이 합격한 학과보다 다른 학과를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특정 인기학과에 대한 수험생들의 선호경향이 여전하면서도 합격 가능성 위주로 학과를 선택한데다 학과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실은 고대 학생생활 연구소(소장 안창일 교수·심리학)가 91년도 신입생 4천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신입생 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전공선택에 자신의 의사가 90%이상 반영된 학생이 60%로 가장 많았고 70∼80%는 21%, 50∼60%는 11%, 30∼40%는 3·5%, 20%이하는 4·5%로 전체의 80%가 자신의 의사대로 학과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신입생 중 자신의 학과에 대해「대강 알고 지망했다」68·5%,「잘 알고 지망했다」19%,「잘 모르고 지망했다」10·2%,「전혀 모르고 지망했다」2·2%로 나타나 전체의 80%에 가까운 학생들이 자신이 선택한 학과의 특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신입생들이 학과를 선택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적성이었고 그 다음으로 학문의 미래 지향성, 교수진, 학구적 분위기, 졸업생의 사회기여도 순 이어서 취직의 용이성이나 사회적 인기 등의 요인은 중요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학과를 다시 선택할 경우 현재의 학과를 선택하겠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유효 응답자 2천5백여 명 중 39%인 1천여 명만이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나머지 61%의 학생들은 『다른 학과를 선택하겠다』고 했다.
단과대별 현재의 학과에 대한 만족 도는 법대가 86%로 가장 높았고 의대 60%, 경영대 47%이었으나 농대는10%에 지나지 않아 인기학과에 대한 뿌리깊은 선호경향을 반영했다.
이 같은 결과는 수험생들이 합격 가능성 위주로 학파를 선택, 합격 후 이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수여부에 따른 신입생의 비율은 재수하지 않는 학생이 전체의 63%이고 28%가 1년, 7%가 2년, 2%가 3년 이상 재수했으며 모두 37%가 재수생으로 지난해에 비해 2·3% 줄어 재수생 증가추세가 약간 둔화됐다.
또 신입생의 60%가 경제적으로 중간정도에 속하고 중간이상 20%, 중간이하 18·5%로 나타나 신입생들의 가정형편은 대체로 중간정도임이 밝혀졌다.
신입생들이 귀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인격에 관한 것이 38·5%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도덕적 가치·사회적 가치·학문적 가치·경제적 가치·정치적 가치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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