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는 과학이 아니라 예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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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건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다. 외교는 예술이다(Diplomacy is an art)."

콘돌리자 라이스(사진) 미 국무장관이 19일 기자들에게 북한 핵문제를 언급하면서 한 얘기다. 그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이) 항목별로 1대1로 주고받기보다는 양측이 일정 기간 필요한 의무를 다하는, 이른바 패키지 협상 방식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간 여유를 가지고 인내심을 발휘하면서 북한과 협상을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면 '예술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낸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이 말을 하고 나서 "맙소사. 곳곳에서 내 말을 인용할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과 1대1 방식으로 주고받는 걸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 "엄격한 순차적 방식(tight sequencing)에는 문제가 있다. 어떤 행동이 사소한 것이라 해도 그 다음 것을 위해 누가 먼저 행동해야 하느냐를 놓고 (북.미 사이에) 끝없는 논란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 핵의 동결-신고-검증-폐기의 단계별로 북.미가 이행할 조치들의 시한에 대해선 "대략적인 시기만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협상을) 수년 동안 하자는 건 아니다"고 말해 가능한 한 조지 W 부시 대통령 임기(2009년 1월) 내에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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