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녀는 괴로워' 극단적 성형수술, 실제 결과는?

중앙일보

입력

169cm에 95kg의 거구가 어느 날 갑자기 48kg으로 변신한다면?

요즘 한창 인기 있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주인공인 '강한나'가 겪는 이야기다. 그녀는 뚱뚱한 몸매로 인해 립싱크 가수를 대신해 노래를 불러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 그녀가 짝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게 되면서 전신 성형수술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며 벌어지는 사건이 주된 내용이다.

영화 속 그녀가 시행한 성형수술은 코와 쌍꺼풀 수술은 기본에 사각턱수술, 광대교정수술, 이마보형물삽입, 전신지방흡입술, 종아리근육퇴축술, 가슴확대성형 등 종류만도 수가지에 이른다.

‘뼈를 깎는 아픔’이라는 말이 있듯,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도한 변신에는 매우 큰 고통이 따르며, 자칫 정체성 혼란을 야기하고 일부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리한 체중감량, 요요 조심해야

특히 절반 가까이 줄어든 몸무게는 사람을 180도 달라지게 한다. 영화 속에서는 수술을 통한 지방흡입과 운동요법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이 같은 경우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살이 빠지면서 심장 주변의 근육까지 동시에 빠지기 때문이다. 심장근육이 급격히 줄어들면 흔히 말하는 부정맥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대한비만학회 교육위원회 주남석 교수는 “한달에 2킬로그램 정도가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살을 뺄 수 있다”며 “무리한 다이어트는 인체에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평소 꾸준한 관리만이 일차적인 살 빼기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는 평소 습관을 바꾸지 않고서는 살이 일시적으로 빠지더라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요요현상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일부 성형외과에는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은 전신 지방흡입시술이 실제 가능한지 묻는 전화가 속속 걸려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러한 일대 변신이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가능할 수는 있으나 하루아침에 인형같이 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늘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모 성형외과 전문의는 “아무리 현대의학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모든 환자들의 요구에 100% 맞출 수는 없으며, 지방흡입 후 관리를 제대로 안한다면 살이 찌면서 살이 울퉁불퉁해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정체감 변화로 혼란 야기할 수도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한규석 교수는 “과도한 신체변화는 정체감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극단적인 경우긴 하지만, 실제 성전환수술을 하고나서 후회하는 경우도 있으며, 변화되어진 정체감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수술이후 주위사람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여러 반응들에 대해 충분히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한 교수는 “수술 전 충분히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기대치인 긍정적 요인과 기대에 어긋날 수 있는 부정적 요인을 동시에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때에 따라서 수술 전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매력마저 수술 후 소멸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몸매가 풍만한 경우 상대로 하여금 푸근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성형수술만으로 자신을 바꾸기 보다는 자신의 신체적 매력에 대한 긍정적 부분들을 충분히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가꾸는 것이 정체성 확립을 위한 길이라고 지적했다.【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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