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여 '파란 피'를 가져라

중앙일보

입력

일하는 엄마인 K과장의 하루 일과는 아침 8시 초등학교 1학년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떠맡기 듯 인계하고 헐레벌떡 출근도장을 찍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공채로 입사해 동기 남자 사원들과 비교하더라도 빈 틈 없고 정확한 업무처리로 한번도 목표달성을 놓쳐본 적이 없지만 결혼 이후 그녀는 올해도 상반기 평가에서 A 등급을 받지 못했고 승급 대상자였지만 차장을 달지도 못했다.

업적은 높지만 능력은 낮다는 이상한 평가가 꼬리표가 되어 늘 그녀를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대기업에서 오랜 조직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는 필자는 그것은 바로 여성 스스로의 마음자세에서 기인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성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누구보다 자신에게 냉정한 '파란 피'(blue blood) 버전을 고수해야 한다. '파란 피' 여성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권리와 책임을 명확히 하자

회사로부터 챙겨 받아야 할 권리는 하나도 놓치지 않으면서 자신이 수행해야 할 의무와 책임에 대해서는 관대한 경우가 많다. 전체를 위해서 누군가는 해야 할 힘들고 궂은 일. 내일이 아니기 때문에 미루고 누군가 특히 남자가 해주길 바라진 않은가.

2. 강한 승부 근성을 갖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업무에 임하더라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서 승부근성이 약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일을 잘 하면 대가 센 여자고 일을 못하면 여자라서 별수 없다고들 한다. 남자들은 자신의 일터를 평생직장으로 여기며 올인 하는데 반해 대부분의 여성근로자들은 일과 회사에 목숨 걸 필요 없이 월급주는 만큼만 적당히 일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3. 감성이 이성보다 앞서지 말자

업무적인 측면에서 실수나 과오에 대한 질책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한 것이 여성이다. 업무적인 실수에 대한 상사의 지적이나 문책 앞에서 이성적인 면보다는 감성적인 측면에서 눈물을 앞세우는 경우 리더는 당황스럽다. 이런 경우 관리자 입장에서 여직원들은 감성까지 배려해줘야 할 부담스러운 존재임에 틀림없다.

4. 은근과 끈기의 지구력을 기르자

내가 해야 할 일이거나 주어진 일은 똑 부러지게 잘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쉽게 포기하고 지치지는 않는가. 육상으로 말하면 여성은 단거리 선수이고 남성은 장거리 선수다. 순발력과 재치는 여성이 강하지만 중간지점에서의 굴곡과 역경을 이겨내는 지구력이 남성에 비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5. 공사구별을 분명히 하자

"이 세상에 약한 것이 여자 여자 여자 ̄ "라고했나. 직장 내에서 연약한 척하지 말자. 몸이 조금만 아파도 결근을 하거나 집안 일을 핑계로 조퇴나 휴가를 서슴없이 내는 것은 직장 내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을 공고히 하는 주요인이 된다.

몸이 아파도 웬만큼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면 회사에 나왔다가 절차를 밟아서 병원에 다녀오거나 조퇴를 하자. 가정과 직장에서 각자 해야 할 일에 있어 공과 사에 대한 구별은 분명해야 한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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