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이번엔 올까 … 10년간 연말랠리 거의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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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국 증시에 산타는 없다-'.

연말을 맞아 증권가에선 일명 '산타 랠리(Santa rally)'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폐장일까지 5거래일을 남겨 놓은 20일 코스피 지수는 14.52포인트(1.02%) 오른 1442.28에 마감했다. 연중 최고점(1464.7)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산타 랠리 기대감이 커질 만하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 산타 랠리가 펼쳐진 적은 별로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타 랠리란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다. 미국의 경우 이때 각종 보너스가 집중되고 가족.친지들에게 선물하기 위한 소비가 증가하면서 내수가 늘고 관련 기업의 매출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이 기업들의 주가가 오름세를 타고, 이런 현상이 증시 전체로 이어져 나타나는 주가의 강세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국내 증시 현실은 사뭇 다르다.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996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12월 15일부터 폐장일까지의 코스피 지수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1.18%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주가가 상승한 해는 99년과 2001년, 2004년, 지난해 등 4차례뿐이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전략파트장은 "국내 증시에선 연말 소비 증대로 인한 효과보다는 다음해를 겨냥한 선취매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최근 강세 역시 내년 증시 전망을 좋게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1월의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1월 효과(January effect)'는 국내 시장에서도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간 폐장일 이후 1월 15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평균 7.7% 올랐다.

99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9차례나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97년과 2000년엔 각각 34.46%, 18.7% 급등하기도 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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