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비치 유고원수 사임/연방간부회 비상조치 거부에 반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베오그라드 AP·로이터=연합】 보리사프 요비치 유고슬라비아 연방간부회의장(국가원수)은 15일 유고연방 최고집행기관인 8인 연방간부회가 군부의 비상조치 선포계획을 거부한데 대해 반발,사임했다.
요비치 의장은 이날 국영 TV를 통한 5분간의 짤막한 연설에서 자신의 사임을 발표하면서,연방간부회가 비상조치를 내리자는 군부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고연방이 분열,내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국가에 파탄을 초래하는데 공범이 될 수 없으며,사임하는 것이 나의 양심에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비치 의장의 사임에 따라 의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스티페 메시치 부의장은 이날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요비치 의장이 군부의 탄압계획을 강행하려다 실패,사임했다고 밝혔다.
메시치 부의장은 이어 8인 연방간부회에 군부의 비상사태 제의가 표결에 부쳐졌으며 군부지지 의견은 소수였다고 덧붙였다.
◎연방간부회 군부와 마찰(해설)
요비치 유고슬라비아 연방간부회 의장이 15일 전격 사임한 것은 연방간부회가 유고 군부의 비상사태 선포요구를 거부한데 대한 세르비아측의 공식 항의로 볼 수 있다.
유고슬라비아 연방간부회는 8인 집단지도제로 운영되며 특정공화국이 독주할 수 없도록 돼있다. 따라서 간부회 의장이 사임했다 해서 외견상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현재 유고슬라비아가 처해 있는 정치적 상황이 상황인 만큼 요비치 의장의 사임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요비치 의장은 세르비아 출신으로 유고 군부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해왔다.
유고 군부는 사실상 세르비아공화국의 군대로 장교의 75%를 세르비아인들이 장악하고 있다. 유고 군부는 그동안 각 공화국간 분규·독립움직임에 대해 강한 반발을 보이고 「연방고수」를 강력 주장해왔다.
이번 연방간부회 임시회의에서 군부가 비상사태 선포를 요구한데 대해 비세르비아공화국들은 이를 세르비아의 주도권 장악 기도로 파악,이를 저지한 것이다.
앞으로 남은 문제는 연방간부회에 반발한 세르비아공화국 지도부와 유고 군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에 달려 있으며,이들의 반응 여하에 따라 분열직전의 위기에 처한 유고연방은 내전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정우량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