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로 치닫는 소 보혁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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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최근 소련에선 17일 실시될 연방조약 안에 대한국민투표를 앞두고 보수파와 개혁파간에 대립이 심화되고 대규모 시위사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경제난국이 좀처럼 개선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보혁 갈등은 국민들의 좌절감을 자극, 자칫 유혈사태등 대 혼란으로까지 번질까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혁파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며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고 있고, 보수파는 고르바초프에게 국정의 책임자로서 혼란을 방지할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경제난국과 민족간 분열상황에 몰린 고르바초프는 점점 보수파의 시국처방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텔레비전 회견 등을 통해 표출된 그의 공산당 역할에 대한 신뢰와 개혁파 지도자에 대한 반감표시는 이러한 시국관의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당시 고르바초프는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장 옐친 등 급진 개혁파가 소련을 내전의 위협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하고 공산당을 중심으로 단결, 이러한 위기에 대처하자고 호소했다.
한편 옐친 등 급진파는 고르바초프의 이러한 주장과 개혁파에 대한 소련공산당국의 내사, 새로운 연방조약 안에 대한 국민투표실시 강행방침 등에 강력히 반발, 고르바초프의 즉각적인 사임과 신 연방조약 안 반대의지를 천명하는 데모를 벌이는 등 대결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10일 모스크바 시 등에서 50만 명 이상을 동원, 반 고르바초프 데모를 벌임으로써 한껏 기세를 올린 개혁파와 연방분열 부용을 강조하고 있는 고르바초프 등 보수파간의 대립이 소련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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