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양보요구” 시사/베이커­레비 외무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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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랍과 분쟁해결 모색
【예루살렘 AP·로이터·AFP=연합】 중동순방중인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카이로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데 이어 11일 예루살렘에 도착,이스라엘 지도자들과 중동평화의 관건인 아랍·이스라엘분쟁의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회담에 들어갔다.
베이커장관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데이비드 레비 외무장관과 회담한 후 자신은 이스라엘측에 이번이 역사적 전기를 놓쳐서는 안되는 시기임을 강조했다고 말함으로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해 이스라엘의 양보를 요구했음을 시사하면서 레비 장관과의 회담이 『매우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과 중동 평화과정의 진전을 연계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평화를 강요할 수는 없으며 평화를 위한 촉매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레비장관도 이번 회담에서 『과거에는 볼 수 없던 고무적인 조짐들이 있었다』고 말하고 『우리는 바로 하루전보다 더욱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베이커장관은 카이로로 향하는 기상에서 이스라엘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알기전까지는 아랍측에 평화적인 자세를 보이도록 일방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커장관의 이번 이스라엘 순방은 요르단강 서안 및 가지지구 등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 문제 및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역할 등에 관한 협의가 주요 목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점령지를 반환하고 평화를 얻으라는 이른바 「점령지·평화교환」 방식을 제안한데 대해 이스라엘정부는 점령지를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누차 천명함으로써 미·이스라엘간 견해차가 날카롭게 대비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점령지에 관한 평화구상은 지난 89년 나온 것으로 이는 점령지의 선거를 통해 제한적인 자치권을 부여하지만 여전히 점령지를 이스라엘의 관할권으로 유지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으나 강경파들은 이 안 자체에도 반대,점령지의 합병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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