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은 주요 일간지에 칼럼을 쓰는 교수 등 20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했다고 18일 발표했다.
교수신문은 1991년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 교수 단체들이 만들었고 매주 발간된다. 교수신문은 편집진에 소속된 교수 등을 상대로 사전 의견 조사를 거쳐 6개 성어를 뽑아냈고 208명의 교수에게 이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해 올해의 성어를 선정했다.
이 신문은 "올 한 해는 국내외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순탄하게 풀리는 일이 없고 체증에 걸려 뭔가가 터질 듯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설문에 응한 교수들은 올 한 해 가장 안타까웠던 일로 북한 핵 문제로 인한 남북관계의 고착(23.1%), 부동산 정책 실패(18.3%), 황우석 전 교수 논문 조작 사건(7.7%),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 위기(6.75%),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졸속 추진(5.3%) 등을 꼽았다. 이런 일들로 인해 뭔가가 터질 것 같은 위기감 속에 살았다는 것이다.
'밀운불우' 외에 응답자의 22.1%는 '교각살우(矯角殺牛.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 11.1%는 '만사휴의(萬事休矣.도무지 대책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일이 틀어졌다)'를 올해의 성어로 꼽았다. 정부가 올 한 해 각종 개혁정책을 쏟아냈으나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한 채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현실을 빗댄 말들이다. 지난해 사자성어는 '상화하택(上火下澤.위에는 불, 아래는 물)'이었다. 서로 분열하고 갈라지는 상황을 묘사하는 말이다.
공주대 신용호 명예교수(한문학)는 "음울한 밀운(密雲)이 만물을 이롭게 할 상서로운 비가 될지, 혹은 재해를 휘몰고 오는 폭풍우가 될지는 국민의 처신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