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 선수 58%가 운동에 "회의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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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운동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운동을 중단하고 학업에 전념할 것인가.
운동선수들이 학교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없어 갈등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기가 국민학교 시절로 앞당겨졌다는 조사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체육꿈나무육성사업을 지원하고있는 대한교육보험이 국민학생 대상 전국규모 대회에 참가한 1천4백73명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향후선수생활의 계속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만두겠다」는 선수가 14·1%였고 「잘 모르겠다」는 선수가 43·9%로 나타나 절반이 넘는 숫자가 선수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수의 가정생활수준을 묻는 질문에서 93·8%가 「보통이상」이라고 응답했고, 6·2%만이 「가난하다」고 답해 과거 운동선수 대부분은 어려운 가정환경 출신이라는 상식을 완전히 뒤엎고 있다.
이 두가지 사실을 연관시켜 종합해보면 서로 상반된 두가지 가설을 간접적으로 반증해주고 있다.
그 하나는 장래 직업으로서의 스포츠에 대한 호감도가 지극히 향상되어 중산층 이상의 가정출신인 국민학생 선수들에게 운동선수가 전문직업인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운동계속 여부가 국민학교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이미 선택을 끝낸 것으로 보이는 중·고교 운동선수는 대부분 학업을 포기한 상태라는 짐작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수생활을 포기하겠다고 답한 조사대상의 54·1%가 학교공부와의 병행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밖에 선수생활을 시작한 동기는 ①본인 선택(42%) ②선생님 권유(28·9%) ③부모권유(17·6%)인데 비해 향후 선수생활 계속여부는 ①잘 모르겠다(43·9%) ②계속하겠다(42%) ③그만두겠다(14·1%) 순으로 나타났다.
선수생활을 포기하겠다는 비율이 평균치를 넘는 대표적 종목은 빙상(25·6%) 육상(18·1%)인데 이 같은 현상은 학교운동시설 및 지원상태를 묻는 질문에 수영(77·5%) 빙상(76·6%) 유도(72·2%)가「보통이하」라고 답한 것과 관련, 학교당국의 지원이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운동을 포기할 경우 그 이유로 ①학교공부(54·1%) ②체력부족(19·8%) ③부모반대(14%) ④경비과다(6·3%)를 들고있다.
그밖에 장래희망으로는 빙상을 제외한 전 종목에서 국가대표(12·4%)가 가장 많은 점도 특기할만한 사실. <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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