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공포의 키높이 농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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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과 데릭 존슨, 두 센터의 활약에 힘입은 프로농구 삼성이 오리온스를 제물로 개막 후 최다 연승 타이기록(6연승)을 세웠다.

삼성은 6일 잠실에서 벌어진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서장훈이 22득점, 존슨이 20득점하는 등 확실한 높이의 우세를 앞세워 김승현의 스피드를 앞세운 오리온스의 추격을 77-75로 따돌리고 2000~2001시즌 자신들이 기록한 최다 연승 기록을 재현했다.

국내 최고 센터 서장훈과 존슨은 줄기찬 고공농구로 삼성의 공격을 이끌었다.

서장훈은 1.2쿼터에만 18득점, 존슨은 3.4쿼터에만 18득점했다. 특히 존슨은 73-73 동점을 이룬 경기 종료 1분50여초 전부터 가공할 위력을 발휘했다. 종료 1분여를 남기고 골밑슛, 그리고 40여초 전에는 자유투 2개로 스코어 차를 77-73으로 벌렸다. 여기서 삼성은 오리온스의 빠른 스피드로도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멀리 달아나버렸다.

김승현은 전광석화 같았다. 이날 14득점한 김승현은 삼성의 장신 선수들 앞에서 배짱 좋게 과감한 드라이브인을 연달아 시도했다. 동양의 센터 바비 레이저(24득점)도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김승현의 패스를 낚아챘다. 1쿼터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23-23. 그러나 경기 흐름은 분명 삼성의 것이었다. 골밑과 자유투 라인 언저리에서 정확한 슛을 꾸준히 터뜨린 서장훈이 있었기 때문이다.

39-44로 뒤진 상태에서 3쿼터에 들어간 오리온스가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김승현을 앞세워 경기를 빠르게 이끌면서 5분쯤에 경기를 53-50으로 뒤집었다. 역시 새 기록을 세우는 길이 순탄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그리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전반에 다소 주춤거리던 삼성의 존슨이 살아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존슨은 4쿼터 막판 체력이 떨어진 오리온스를 힘과 높이로 압도, 승부의 저울을 삼성 쪽으로 기울였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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