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후회할 바에야 한 번 더 맞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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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는 13일 "후회할 바에야 차라리 한 번 더 맞는 것이 맞다"면서 "두번째 당하면 불의의 습격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경희대에서 열린 언론정보학부 특강에서 "고3 때 대학생들을 협박하던 깡패와 싸워 코가 부러졌는데 주먹이 쎄지 않으면 정의도 세울 수 없다는 교훈을 받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성웅 충무공 이순신이 모략을 받아 삭탈관직됐다가 복귀됐을 때 '상유십이순신불사'(尙有十二舜臣不死)'라고 했는데 이는 '아직 배 열두척이 남았고 이순신이 죽지않았으니 염려말라'는 말"이라면서 "강한 가치관과 용기가 이순신을 그토록 강한 사람으로 만들고 나라를 구한 것으로 이 문구를 떠올릴 때마다 전율같은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총리를 그만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도와달라고 했는데 당시 정치와 정치인이 싫었지만 정치는 보다 크게 국민의 자유와 정의를 찾는 일이라고 생각해 정치를 시작했다"면서 "뜻한 바를 다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도 정치권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는 또 "자유 정신이 없는 지도자가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노무현 정권"이라며 "자유의 정신을 망각해 모든 국민을 좌절에 몰아넣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현 정부는 시장원리에 따르지 않고 가진 자의 몫을 빼앗아 분배하는 것을 경제라 보는 좌파코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또 야당 총재로 있을 때 상호주의와 투명성의 원칙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은 그저 주면 변한다'면서 일방적 퍼주기를 했고 노무현 정권이 이를 계승했다"고 비난했다.

이회창 전 총재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정계복귀 논란과 관련 "국민이 똘똘 뭉치고 여야 없이 핵폐기를 이뤄야하는데 지금 여당은 집안싸움에 여념이 없고 야당은 정권이 다 들어올 걸로 알고 대권놀음에 여념이 없어서 저라도 위난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을 국민께 알려야 된다 생각해 말을 시작했더니 여러 말들이 있다"면서 "게의치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는 강의 후 뉴시스가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것이냐'고 묻자 "어떻게 대답해야 겠냐, 지금까지 말한대로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또 '충무공 복귀'를 언급한 것이 정계복귀를 말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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