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가치관 중국 "낡은 유산" 부정적 한국선 미덕으로 존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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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유교적 전통의 가치관이 본고장인 중국에서는 거의 사라진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는 비교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와이 동서문화연구센터가 지난 몇년간 아시아 각국에 남아있는 유교적 전통관념에 대한 현지설문조사를 벌인 절과 이같은 양국간의 현격한 가치관 차이가 명백한 수치로 드러났다. 조사결과는 우리나라에 대한 조사를 맡았던 김원용 교수 (성균관대)가 중국지역의 조사결과와 비교, 분석해 알려졌다.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아시아 각국 설문조사>
조사결과 중국인들은 우리나라에서 훌륭한 미덕으로 존중되고 있는 유교적 전통사상의 상당부분을 배척했으며, 특히 여성의 지위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설문조사의 응답항목은 ①존중해야한다 ②버려야할 유산 ③잘 모르겠다의 새가지며, 조사결과 %는 ①번 응답자수와 ②번 응답자수의 차이).
「중용지도」항목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존중해야 한다」가 「버려야할 유산」보다48%나 많은 응답을 얻었으나 중국에서는 정반대로 「버려야할 유산」이란 응답이 60%나 더 많았다.
「조상숭배」의 경우 우리나라는 긍정적 반응이 부정적 반응보다 75% 많았으나 중국은 부정적 반응이 24% 더 많았다.
여성과 관련된 항목중 「삼종사덕」 (삼종: 여자는 어려서 아버지를, 결혼후 남편을, 늙어서 아들을 따라야한다. 사덕: 여자는 말을 조심하고 집안일을 열심히 하며 외모를 깔끔하게해 아내로서의 덕을 쌓아야 한다)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부정적 반응보다50% 많았으나 중국에서는 부정적 반응이 64% 더 많았다.
여성의 「정조관」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존중해야한다」가 「버려야할 유산」이라는 응답보다 72% 많았으나 중국에서는 오히려 「버려야할 유산」이란 반응이 14% 더 많았다.
「남녀유별」에 대해서는 양국 모두 「버려야할 유산」이란 응답이 많았는데 우리나라(23%)보다 중국(60%)의 반응이 더 부정적이었다.
이밖의 항목에서는 대체로 유사한 반응이 많았으나 응답비율은 큰 차이를 보였다. 「관후대덕」 (남에게 너그러운 것이 미덕)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긍정적 답변이 부정적 답변보다 9l%나 많았지만 중국에서는 긍정적 답변이 40% 많은 정도에 불과했다. 「이화위귀」 (화합을 중요시함)의 경우도 우리나라에서는 긍정적 답변이 97%나 많았으나 중국에서는 30% 많은 정도에 그쳤다.
김 교수는 『이같은 현격한 차이의 결정적 계기는 중국의 문화대혁명』이라고 해석했다. 1966년부터 모택동이 죽은 1976년까지 계속된 문화대혁명이 수천년간의 유교적 가치체계를 근본부터 뒤흔들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자의 묘를 찾을 경우 정중히 고개를 숙이지만 중국인들중 절하는 사람은 눈씻고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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