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 사전 유출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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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발표할 예정인 2007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가 12일 사설 입시학원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유출됐다. 수능 언어 등 5개 영역의 등급을 나누는 표준점수는 물론 만점자 수 등이 담긴 상세 자료가 공개된 것이다. 1994년 수능 시험이 시작된 이후 채점 결과의 사전 유출은 처음이다.

점수를 공개한 청솔학원은 "일선 고교로부터 수능 채점 내역을 넘겨받았다"고 말했다. 전국 2000여 개 고교는 이날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성적표와 채점 결과를 받았고 13일 오전 10시 학교를 통해 동시에 배포할 예정이었다. 청솔학원은 전국에 분원을 둔 대형 입시학원이다. 학원 측이 비공개 자료를 입수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 학원이 먼저 공개한 수능 결과=12일 낮 12시30분쯤 사설 입시학원인 청솔학원 홈페이지에 '긴급, 07 수능 1등급 컷 표준(점수) 127'이란 내용이 떴다. "언어 1등급 커트라인 점수는 원점수 95점, 표준점수 127.5점이며, 만점자 수는 1827명(전체 응시자의 0.33%)"이라고 적시됐다. 외국어의 경우 1등급 커트라인 점수는 원점수로 96점, 표준점수로 130점이며, 만점자 표준점수는 134점(백분위는 99)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 밖에 수리 나형 1등급 커트라인 점수(원점수는 96점, 표준점수 137점, 백분위 97)와 만점자 표준점수(표준점수 140점, 백분위는 99), 수리 가형 1등급 커트라인 점수(표준점수 134점, 백분위 96)와 만점자 표준점수(표준점수 145점) 등도 공개됐다. 청솔학원이 띄운 게시물은 총 3개였고, 여기에 사회탐구 11개 과목, 과학탐구 8개 과목의 등급 구분 점수, 만점자 점수 등의 내용이 실려 있었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공개된 내용이 맞다"며 "유출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솔학원 홈페이지는 3시간 동안 클릭 횟수가 2만회를 넘을 정도로 수험생들이 몰렸다. 네티즌들은 공개된 내용을 포털사이트들에 옮겨 실어 한 포털사이트에는 '청솔학원 등급컷 긴급 공개'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10여 개 이상 올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도 청솔학원이 공개한 내용이 맞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았다. 청솔학원은 파문이 커지자 오후 3시20분쯤 게시물을 전부 삭제했다.

◆ 교육 당국 경위조사=교육부는 이날 오후 수능 성적 자료 유출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를 시작했다.

청솔학원 측은 "대전과 경기도, 경남 지역은 13일 중3생들이 고입 연합고사를 치르기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 하루 전 미리 학생들에게 성적표를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지역 고교들은 다른 지역들과는 달리 오전 10시 성적표를 나눠줄 수 없어 13일 오후 2시로 배포시간을 조정했다. 교육부는 일부 학교가 연합고사를 명분으로 수능 점수를 미리 학생들에게 배포했는지를 확인 중이다.

교육부 이기봉 대학학무과장은 "사전에 수능 성적표를 나눠주거나 자료를 공개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유출 경위를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사설학원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나 교육부 등을 통해 사전에 자료를 입수해 공개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강홍준.이원진 기자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결과[다운로드]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도수분포 [다운로드]

영역/과목별 등급 구분 표준점수 [다운로드]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 현황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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