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일정 앞당겨 내일 귀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노무현 대통령이 해외 순방 일정을 앞당겨 조기 귀국한다. 11~13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가 내년 1월로 연기됐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뉴질랜드 방문을 수행하고 있는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오후(한국시간) 웰링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필리핀 정부가 정상회의 연기 결정을 공식 통보해와 노 대통령이 10일 오전 뉴질랜드 국빈 방문 뒤 필리핀을 들르지 않고 곧바로 귀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2일 세부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중.일 3개국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 등의 일정도 모두 연기됐다. 노 대통령은 당초 10일 오전 뉴질랜드에서 필리핀 세부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한편 노 대통령은 8일 오전 "한국에 미국의 핵무기는 없다"며 "미국의 핵우산이라는 것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두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이미 공지의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웰링턴 국회 의사당에서 헬렌 클라크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미국이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의 보도와 관련해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북한 방문 또는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정상회담은 혼자 하는 게 아니며, 북한은 혼자서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대답했다.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한국 방문을 정부가 여러 번 제기했다. 2000년에 한 약속을 이행하라고도 여러 번 촉구해 왔으며, 언제든지 방문한다면 환영한다"고 말했다.

웰링턴=박승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