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엔도르핀 분비 축진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재미의학자 이상구(48)박사가 『기분이 상쾌할때 분비된다』고 주장, 선풍적 화제를 모았던 엔도르핀호르몬이 운동을 통해서도 분비가 촉진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스포츠과학연구원(원장 정성태·서울대교수)의 윤재량(35) 박사팀이 최근 발표한 『운동강도에 따른 엔도르핀 반응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 따르면 이 같이 운동과 엔도르핀 분비는 밀접히 연관되며 개인의 최대운동능력(VO2 max·탈진상태)을 1백%로 볼 때 60∼80%의 운동량에서 신체에 가장 유익한 양의 엔도르핀이 분비된다는 것.
즉 개인의 최대운동능력의 60∼80%를 발휘할 경우 가장 적합한 양의 엔도르핀이 분비돼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 이 연구논문의 요지다.
윤박사에 의하면 60∼80%의 운동량은 개인의 최대운동능력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건강한 30대 남자를 기준으로 할 경우 대략 2천4백m∼3천2백m를 15분에 달리는(혹은 1백m를 28∼37초의 속도로 20∼30분간 뛰는)양을 말한다고 밝혔다.
엔도르핀은 모르핀이나 아편과 같이 통증을 없애주는 진통제 기능을 갖는 호르몬이다.
윤박사는 『적당한 운동을 할 경우(60∼80%의 운동량)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돼 인체 내 스트레스가 해소되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적당량의 운동은 힘든 업무에 대한 압박감이나 긴장감이 해소되고 기분전환을 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게 윤박사의 설명이다.
이는 이상구박사가 지난 85년 자신의 「뉴스타트」건강론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마음이 편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면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돼, 번에 대한 면역기능(T임파구)이 강화돼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주장과 일맥 상통하는 내용이다.
윤박사는 그러나 엔도르핀분비가 건강에 어떻게 유익한지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박사의 이번 연구에는(90년 5∼7월) 서울시내 K고교 핸드볼선수 10명이 참가, 트레드밀 (제자리뛰는 기계)로 각자의 최대운동량을 산출한 후 일정 운동량마다 혈액검사를 통해 엔도르핀 분비를 측정했다.
이 실험에서 피실험자들은 운동을 시작하면 미미한 양의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시작해 60%의 운동량때 10·01P몰의 엔도르핀이, 80% 운동시엔 25·3P몰이, 또 1백%시에는 32·7P몰로 각각 분비량이 늘어났다.
그러나 운동량이 「80% 이상으로 과중할 때에는 역기능이 초래된다(면역기능이 급격히 약화)」고 윤박사는 설명했다. 즉 감기 등 질병에 걸릴 우려가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신동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