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대|농구전임심판 .테러위협·탄원|김원탁·정미자 선수생명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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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올해 처음 전임심판제(12명)를 도입한 농구대잔치의 심판들이 『테러위협(?) 을 견딜 수 없다』 며 협회에 공식적으로 탄원서를 제출해 농구협회가 고심 중.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은 지난 13일 국민은-SKC경기가 끝난후(국민은행이 83-72로 패배) 주심 이재덕씨가 당한 「공포분위기」 때문.
이씨는 경기 후 체육관복도에서 2명의 건장한 남자에게 둘러싸여 『더 이상 살고싶지 않으냐』 『이 따위로 엉터리심판을 계속하면 아킬레스건을 끊어버리겠다』 는 등의 폭언과 함께 「생명의 위협마저 느꼈다는 것.
그러나 이들은 국민은행관계자도 아니고 농구인도 아닌 「정체불명의 괴한」 들이어서 물증은 없고 심증만 가는 형편으로 협회는 조만간 이사회를 소집하기로 해놓고는 있으나 묘책이 없는 입장.
이적동의서 발급외면
국내 남자마라톤의 간판 김원탁(26)과 여자마라톤 최고의 유망주 정미자(25)가 선수생명 단절의 위기에 놓였다.
동양나일론 소속인 이들은 지난해말 감독인 송금룡(46)씨와 함께 회사측에 사표를 제출, 주식회사 세모에 이적했으나 동양나일론 측에서 이적동의서를 발급해 주지 않고 있다는 것.
이들이 팀을 이탈한 것은 김원탁이 이번 북경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는 등 그동안의 기여가 많았는데도 선수단에 대한 대우가 다른 경쟁팀들에 비해 현저히 열악할 뿐 아니라 은퇴 후에는 선수수당이 삭제돼 월급이 대폭 줄어드는 등 신분보장이 되지 않는 불안때문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회사측은 『그동안 12년간 팀을 운영해오면서 성적에 관계없이 꾸준한 지원을 해왔는데 상의 한마디 없이 다른 팀으로 이적한 것은 「배은망덕한 짓」 이라며 팀에 복귀하지 않는 한 절대로 이적동의를 해줄 수 없다』는 강경 입장.
육상경기연맹규정에 의하면 이적동의가 없을 경우 3개월간은 국내외대회에 출전이 전면 금지되며 3개월 이후부터는 무소속으로밖에 출전할 수 없게 돼 있다.
송감독과 선수들은 『절대로 동양나일론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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