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V『서울 뚝배기』M-TV『일요일 일요...』출연진 개성 살려"안방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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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등장인물들의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연기가 보는이의 시선을 잡아두는 TV프로가 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있는 KBS-1TV일일연속드라마『서울뚝배기』와 MBC-TV코미디프로그램『일요일일요일 밤에』가 그대표적인 예다.
드라마와 코미디프로라는 차이는 있지만 주어진 배역의 비중을떠나 자신의 역할에 열의를 다하려는 출연자들의 독창적인 연기노력이 이들 프로를 탄탄한 인기가도에 들어서게 한 비결이라는 공통점을 갖고있다.
주간드라마로선 모처럼 눈길을 끌고있는『서울뚝배기』(평일 오후8시30분)는 설렁탕집을 배경으로 한 평범한 사람들의 얘기를 다양하게 소화해내는 출연진의 연기가 돋보인다.
드라마 시작 때만 해도 조연이었으나 갈수록 주연성 조연으로 발돋움한 주현·김애경·오지명씨가 그 주인공들로 극 진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요즘 가장 눈에띄는 주현씨의 경우 몸집이 큰 화면상의 불리함을 딛고 독특한 억양의 대사처리와 코믹한 연기를 해내 드라마의 재미를 살려냈다는 평을 듣고있다.
비중이 그다지 크지않은 마담역의 김애경씨도 극중역할분석 등 끊이지않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드라마안에 자기자리를 잘 찾아 드라마도 살고 자신도 빛을 보고있다.
몇 년 전까지 개성이강한 악역이나 냉정한 성격표출의 이미지가 강했던 오지명씨는 그동안의 경력을 바탕으로 변신을 시도, 극중대사를 잘 포장해 내 코믹연기로 바꾸는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드라마는 극본·연기자·연출자의 트리오예술입니다. 그러나 건강한 웃음을 주려는 드라마의 방향을 잘 파악하고 독특한 저마다의 개성을 살려나가는 이들 연기자의 자세는 높이 살만하죠.』
기대이상으로 연기 진이 잘해 줘 드라마가 좋아지고 있다며 연기자들에게 공을 돌리는 연출자 김연진 제작위원(50)의 말이다.
배역의 중요성은MBC-TV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요일 오후6시5분)에서도 마찬가지다.
야구에서 투수에 대한 기대 및 의존도가 높듯 코미디프로는 핵심적 인물의 활약에 좌우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병진·김흥국·이경규씨를 주축으로 한『일요일…』의 프로진행솜씨가 부담없는 웃음을 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있다.
웃음도 제공하고 품위도 잃지 않으면서 전체흐름을 끌어나가야 하는 MC주병진씨의 너무 튀지않는 진행은 수준급이다.
기둥 역의 사회자독주에 따른 식상함을 막기 위한 연출자의 세심한 배려(?)탓도 있으나 「카메라데이트」의 김홍국씨나「일요진단」을 맡은 이경규씨의 엉뚱하면서도 밉지 않은 헛소리(?),꾸밈없는 평소의 말투·표정 등도 제대로 먹혀 들어간 셈인데 이들은 자주 자신의 아이디어도 가지고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리 좋은 소재여도 웃길 줄 모르면 그만이죠. 결국 자연스럽게 웃길 줄 아는 사람이 진가를 발휘할 수 밖예요.』
「시청자들은 자연스러운 것을 원한다」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고 소재발굴에 신경 쓰고 있다는 연출자 송창의PD(37)의 시각이다.
눈앞의 인기보다 장기적 안목의 기획성에 힘쓰겠다는 제작진은 어느정도 히트했다해서 끝까지 밀고 가면 극약처방밖에 안 된다며 유행어나 출연자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분위기를 바꾸고 새로운 소재를 찾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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