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 한탕주의에 소액투자자들 “상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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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걸프전쟁을 전후한 주식거래에서 「큰손」들이 한탕치고 지나간 뒤 한발 늦게 뛰어든 소액투자자들중 상당수가 발목을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에서는 전쟁위기가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강남지역의 「큰손」들을 중심으로 투기성 강한 투자자들이 꾸준히 주식을 사들인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종합주가지수가 6백20선으로 밀린 지난 11일 거래량이 토요일 반장임에도 불구하고 평일보다 많은 1천4백72만주에 달했던 사실이 이같은 소문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이라크의 철수 시한일이 임박해 증시전망이 극히 불투명했던 15일 거래량도 1천만주를 넘었으며 시한이 끝나 이제 전쟁이 언제 터지느냐는 위기감이 팽배한 16일에도 주식거래량은 8백93만주에 달했다.
그러나 이때 주식을 매입한 「큰손」들은 전쟁발발과 함께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주식을 처분,상당한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주가 하락기간이 1∼2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 기간중에는 추가적인 매입전략을 세웠으나 하락없이 주가가 폭등하자 18∼19일 곧장 매각한 후 관망세로 들어갔다.
그러나 전쟁 발발후 우세해진 단기전 전망을 믿고 뒤늦게 주식을 매입한 일반 소액투자자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폭등 이틀째인 18일에 주식을 샀는데 그 결과 이날 거래량은 평소의 3배 수준인 3천91만주에 달했다.
발빠른 「큰손」들이 차익을 남기고 던지는 주식을 안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전황에 따라 가슴을 졸이고 있는 셈이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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