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선확보가 생명…해외정보 정통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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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제채권시장에는 하루에도 수없는 채권이 새로 쏟아져 나온다. 이미 발행된채권들도 가격이 변하면서 쉴새 없이 거래된다.
이 불꽃튀는 시장에서 좋은 물건,즉 값싼 채권을 잡는 일은 축적된 정보와경험, 그리고 예리한 판단력없이는 불가능하다.
동서증권 국제금융부의 김국용대리(34) 는 국제채권딜러란 이름으로 바로 이같은 일에 매달려 사는 사림이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유리한 조건의 채권을 확보했다가 적당한 시점에 이를 처분해 수익을 많이 내든가,경우에 따라서는 손해를 적게 보는 것이 그의 임무다.
이같은 일은 전화 한통화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력이 필수적이다. 빠른판단을 위해서는 평소에 금리·환율동향은 물론 각종국제금융정보를 훤히 꿰뚫고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런던시장에서 거래선으로부터 예컨대 미국IBM사가 연8·55%로 발생한 3년만기 회사채 (미달러표시) 를 인수할 것이냐는 전화를 받으면 15분내로 결정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최근의 금리추세와 앞으로의 전망,달러화시세,달러표시채권의수급동향,증시움직임등 각종 정보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가부를 응답해 줘야하는 것이다.
국제채권외에 국내기업이발행하는 해외증권을 인수,외국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일도 그의 주요 업무다.
89년10월 삼미특수강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지난해 발행된 동아건설의 해외전환사채와 변동금리부사채가 그의 섭외를 통해 해외고객들의 손에 들어갔다.
이같은 일을 위해서는 해외시장에 얼마나 많은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좋은 조건의 국제채를 사거나 국내발행채권을 해외에 파는일이 모두 이들을 통해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대리가 현재 수시로 전화연락을 주고 받을수 있는 이같은 고객은 40명쯤 된다.
장사밀천이 되는 이들은89년11월 스위스 취리히에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채권딜러협회(AIBD) 가 주관하는 연수를 통해 많이사귀었다.
그는 이때 연수를 마친후 소정의 시험에 합격해 AIBD가 주는 국제채딜러자걱증까지 땄다. 현재 국내에 이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10명을 넘지 못하고있다.
86년 동서증권에 임사,만5년간 줄곧 국제금융파트에서만 일해온 그의 월평균수임은 1백50만원. 다른직원들과 다르게 받는 별도의 수당은 없다.
김대리는 『국내증권사들이국제채시장에 본격걱으로 참여한 것이 2년밖에 안돼이 분야는 개척의 여지가많다』 며 이를 위해 『정부의국제채거래를 위학 외화차입 허용과 함께 업계에서는 전문인력육성·채권에 관한 모든 정보를 뽑아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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