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현대차 "한 수 아래 시빅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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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이 쏘나타와 경쟁하겠다고 달려든 것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게 현대차의 생각입니다. 미국의 유명 자동차 잡지인 모터트렌드.오토모티브뉴스도 시빅과 아반떼를 같은 콤팩트 세단으로 분류합니다. 시빅은 미국에서 아반떼2.0(1만4000~1만8000달러)에 비해 15% 정도 비싸지만, 쏘나타보다는 한 단계 아래 차종입니다. 그런데 한국 판매 가격은 2990만원으로 미국.일본보다 70% 이상 비쌉니다. 또 국내 아반떼2.0(고급형 1580만원)보다는 90% 이상, 쏘나타2.4(2628만원)보다도 10% 더 비쌉니다. 그러니 가격만으로 볼 때 시빅이 쏘나타와 경쟁하겠다고 달려들 만도 하지요. 시빅은 미국에서 올해 1~10월 27만2886대가 팔려 10년 이상 콤팩트 세단 부문 부동의 1위를 지켰습니다. 아반떼는 같은 기간 8만6102대를 팔았습니다. 하지만 시빅은 일본에선 판매 순위 30위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현대차 국내 마케팅실 관계자는 "아반떼만 해도 디자인이나 편의장치.가격 등 모든 면에서 시빅에 뒤질 게 없다"며 "같은 대중차 브랜드에서 체급이 다른 쏘나타와 시빅을 비교하다니 불쾌하다"고 말합니다. 혼다코리아는 시빅이 차는 작지만 성능 등에서 쏘나타에 뒤지지 않아 상품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출력이 155마력으로 쏘나타2.0(144마력)보다 높다는 겁니다. 또 디자인.인테리어나 품질에서 한 수 위라고 강조합니다.

현대차는 시빅 출력은 일반인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엔진회전수(6000rpm)에서 나오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반박합니다. 현대차는 시빅이 한국에서 예상보다 많이 팔릴 경우 아반떼와 비교 시승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빅이 잘 팔릴지 아닐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가 선택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시빅으로 인해 자존심 상한 현대차가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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