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극우포퓰리즘 정당 13석 ‘약진’…패라지 “반란은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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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개혁당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5일(현지시간) 영국 동부 클랙튼온시의 클랙튼 개표 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개혁당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5일(현지시간) 영국 동부 클랙튼온시의 클랙튼 개표 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의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영국개혁당이 4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두 자릿수대 의석을 확보, 원내 정당으로 본격 도약하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영국개혁당은 이날 나이절 패라지(60) 대표를 포함해 13명의 당선자를 내는 것으로 예측됐다. 앞선 여론조사에선 5석 미만으로 전망된 바 있다.

2018년 브렉시트당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뒤 개명한 영국개혁당은 2019년 총선에서는 하원의원 당선인을 내지 못했다. 리 앤더슨 하원의원이 올해 초 무슬림 비하 발언 논란으로 보수당을 탈당한 이후 영국개혁당에 입당하면서 처음 하원에서 원내정당이 됐다.

패라지 대표는 이날 총선 결과에 대해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엄청나다”며 “기득권층에 대한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번째 시도 만에 이번에 하원의원이 됐다.

패라지는 유럽연합(EU) 회의론을 확산시키며 영국 정부에 국민투표 실시를 압박했고 국민투표와 협상 과정에서 극우 포퓰리즘 세력의 스타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우군 역할을 자처하면서 ‘영국판 트럼프’로도 불렸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과 지지율 선두의 노동당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영국개혁당이 노동당에 맞선 진짜 야당이 되겠다”라거나 “영국 보수 우파 정치의 지형을 재편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나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돌풍이 몰아닥친 와중에 영국 총선에서도 극우가 자력으로 하원에 입성한 것은 개혁당으로서는 약진이라 할 만하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설계자’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패라지가 반이민 전선 등을 원내에서 적극 밀어붙여 의회 내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영국 총선에서는 제1야당 노동당이 하원 650석 중 410석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예상됐다. 제 1야당 당수였던 인권변호사 출신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14년만에 보수당에서 노동당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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