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00여년만의 폭염·미국 40도 속 산불…지구촌 이상기후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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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공원.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공원.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곳곳에서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는 100여년만의 폭염이 덮쳤고,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섭씨 40도를 웃도는 폭염 속 대형 산불이 번지고 있다.

모스크바는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이틀 연속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포보스에 따르면 지난 3일 모스크바의 기온은 32.7도로, 1917년에 나온 역대 7월 3일 최고 기온보다 0.5도 높았다. 2일엔 32도로 1890년에 나온 7월 2일의 최고 기온(31.9도)을 134년 만에 경신한 바 있다.

더 나아가 올해 34도로 최고 기온을 경신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 포보스 기상센터의 선임 기상학자 예브게니 티시코베츠는 텔레그램에서 "4일 기온은 올해 최고치인 32∼34도에 이를 것"이라며 "기존 7월 4일의 역대 최고 기온은 1938년의 33.7도였다"고 밝혔다.

한겨울 보통 영하 20도, 심하면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의 날씨로 악명이 높은 모스크바가 연일 '최고 기온' 기록을 세우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에 따라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노인과 임산부, 어린이에게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일부 모스크바 지하철과 기차에서는 승객에게 생수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도로의 열기를 식기 위해 소방차가 물을 뿌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도로의 열기를 식기 위해 소방차가 물을 뿌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구 반대편인 미국에서도 올여름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기상청(NWS)은 최근 열돔 현상으로 인해 35도 안팎의 기온이 며칠째 이어지자 미국 전역에서 약 1500만 명이 폭염 경보, 9000만 명이 폭염 주의보의 영향권에 놓였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엔 워싱턴DC 개리슨 초등학교에 설치된 링컨 전 대통령의 밀랍 조형물이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순식간에 녹아내린 일도 발생했다.

폭염에 녹아내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형상의 밀랍 조형물. 사진 컬처럴 DC 홈페이지 캡처

폭염에 녹아내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형상의 밀랍 조형물. 사진 컬처럴 DC 홈페이지 캡처

특히 최근 연일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진 캘리포니아에선 수십 건의 산불이 일어 피해가 막대하다. 주 산림소방국에 따르면 3일 기준 캘리포니아에서 12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해 곳곳에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산불 피해 이재민만 약 2만6000여명으로 집계된다.

화재의 중심에 놓여있는 버트카운티의 경우 최소 4채의 건물이 불탔으며 1만 2000채의 주택이 화마의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해당 지역엔 총 1438명의 소방 인력이 투입돼 화재를 진압 중이다. 이에 NWS는 해안가를 제외한 캘리포니아 전역에 폭염주의보와 함께 화재 위험 적색경보를 동시에 발령했다고 AP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로빌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AP=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로빌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AP=연합뉴스

이 밖에도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곳곳에서 기록적인 초여름 더위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홍수와 우박 등 이상 기후도 보고되는 상황이다.

악시오스는 이런 폭염과 홍수·산불 등 각종 기상 이변은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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