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아침 묵상

“새처럼 비상의 날개를 얻은 사람은 쉽게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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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고진하 시인

고진하 시인

쉽게 산다는 말을 요령껏 살자는 말이나 빈둥거리며 살자는 말로 오해하지 말기를! 남은 남대로 두고 나의 최선을 다하되, 남의 까닭이나 하느님의 까닭으로 일어나는 일은 고요히 맞아들여 보다 큰 시야를 잃지 않는 삶을 살자는 것. 사실 우리가 숨을 쉬는 것도, 사계절이 변하는 것도, 남녀의 눈이 마주치는 것도 쉽게 일어나지 않는가. 이처럼 쉽게 사는 이들은 새나 나비, 비눗방울처럼 가벼운 것을 사랑하기에 행복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진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