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재확인한 시진핑·푸틴 “더 긴밀한 운명공동체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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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AP=연합뉴스]

4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중·러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등 서방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며 양국 협력을 재확인했다. 이날 경제·안보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두 정상의 회담은 지난 5월 베이징 회담 이후 49일 만이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서구의 압박에 반대하는 입장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체)의 순회 의장국 직책을 이행하고,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의 단결, ‘신냉전’ 방지,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와 패권주의에 반대하는 데에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 및 각국 정상과 함께 SCO 조직의 장기적 안정적 운영을 이끌며 더 긴밀한 운명공동체를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도 중국에 대한 지지를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중국이 자신의 핵심 이익과 정당한 권익 수호를 지지하며, 외부 세력이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는 데 반대한다”고 양안 문제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또한 “러·중 관계가 역사상 최고의 시기에 있으며, 양국은 상호존중하고 평등호혜한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담에 (시 주석의) 참여를 기다리겠다”고도 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존경하는 국가주석님, 소중한 친구”라고 부르고, 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을 “존경하는 대통령님, 제 소중한 친구”라고 칭하며 친밀감을 표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방송 인터뷰에서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러시아가 참여하지 않는 어떤 형식의 회담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지역 현안과 양자 관계 등 모든 분야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은 시종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평화를 설득, 대화를 촉진하는 자세를 견지해 왔다”며 “우크라이나 위기 등 지역 핫 이슈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적극적인 노력을 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또 “중·러는 계속해서 전면적인 전략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가 불참한 지난달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불참하는 등 미국과 유럽 주도가 아닌 독자적으로 이 문제에 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양국의 발표문엔 한반도 문제가 직접 언급되진 않았다. 하지만 베이징 외교가는 두 정상이 각국 현안과 함께 한반도 문제 등도 논의한 것으로 관측했다. 신화사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 등 핫 이슈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위기와 함께 언급한 ‘지역 핫 이슈’는 대개 한반도나 중동 이슈 등을 함축해 쓰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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