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안철수 찬성, 김재섭 반대…'채상병 특검법' 표 갈린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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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내 ‘채상병 특검법 찬성파’였던 안철수·김재섭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선 각각 찬성·반대표를 던졌다. 이날 두 사람은 나머지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본회의장에 남아 표결에 참여했다.

김 의원은 반대 표결 직후 페이스북에서 “채상병 특검은 꼭 필요하다”면서도 “민주당이 내놓은 특검법안을 들여다보면 정작 진실규명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특히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1심 재판 기간을 6개월로 제한한 규정을 놓고 “진실은 관심 없고 누군가를 빨리 감옥에 잡아넣자는 얘기다. 특검법의 취지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헌법 기관의 양심으로 민주당의 정쟁용 특검법안에 동의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동훈 후보의 제3자 추천 특검법안을 토대로 우리 국민의힘도 물러서지 말고 제대로 특검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이 가결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이 가결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반면 안 의원은 찬성 표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특검법은 특검 추천권 등에서 문제가 있다”면서도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한 이유는 민심을 받들기 위해서”라고 적었다. 이어 “국가를 위해 꽃다운 목숨을 바친 채상병 사망의 진상을 규명하고 최고의 예우를 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존재 이유”며 “국방과 안보는 보수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했다.

이날 채상병 특검법은 재석 의원 190명 중 찬성 189표, 반대 1표로 가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전날부터 24시간 이어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강제 중단한 뒤, 여당 의원들이 항의 표시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가자 표결이 이뤄졌다. 국민의힘에선 그동안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해 온 안철수·김재섭 의원만 본회의장에 남아 표결에 참여했지만, 두 사람의 표결 내용은 정반대였다.

안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사실이 알려지자 본회의장 바깥에서 규탄대회를 열던 여당 의원들은 순간 술렁였다. 한 영남권 초선 의원은 “당론을 어긴 사람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계속 철수(撤收)다”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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