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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급 아니면 안찍어” 오만한 작가 굴복시킨 ‘반가사유상’

  • 카드 발행 일시2024.07.05

“반가사유상 첫 촬영에는 실패했어요. 어렵게 다시 허가를 받아 찍는데도 안 보이더라고요. 미치겠는 거예요. 마지막이라고 하고 조명을 켰는데 눈썹에서 쫙 코로 내려와서 한 선이에요. 이 라인이 딱 보이는 거야. 간절하게 매달렸죠. 사라지지도 않을 텐데 혹시라도 사라질까 봐.”

2년 전 BTS 멤버 RM이 SNS에 올린 한 전시회 사진이 화제가 된 적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의 방’이라는 전시였는데,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金銅彌勒菩薩半跏思惟像) 국보 78호와 83호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었죠.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연합뉴스

이 반가사유상 두 점을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만들기 위해 열렬하게 셔터를 누르는 사진작가가 있습니다. 준초이(Joon Choi, 최명준) 작가입니다. 〈아트&머니 시즌3〉 4회에서는 5월 14일~6월 20일 두손 갤러리에서 열린 준초이 작가의 반가사유상 사진전 〈필연적 만남, Serendipity〉를 찾았습니다.

준초이 사진전 〈필연적 만남, Serendipity〉는 지난 5월 14일부터 6월 20일까지 두손 갤러리에서 열렸다.

준초이 사진전 〈필연적 만남, Serendipity〉는 지난 5월 14일부터 6월 20일까지 두손 갤러리에서 열렸다.

준초이는 광고계에서 잘나가는 사진작가였습니다. 그 시절 그에게 반가사유상은 흙 덩어리에 불과했다고 하는데요. “이 아름다움을 좀 보라”는 이내옥 당시 부여박물관 관장의 3년이 넘는 설득 끝에 마침내 반가사유상을 찍게 됐다고 합니다. 그는 반가사유상을 찍다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고 합니다.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은 6~7세기 삼국시대 때 제작된 거로 추정됩니다. 동에 금을 입힌 미륵보살 상입니다. 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올려 반가부좌를 틀었습니다. 오른쪽 손가락을 뺨에 대고 생각에 빠져 있습니다. 궁궐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던 석가가 궁전 밖 사람들이 생로병사의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되면서 이들 중생을 구할 방법을 찾고자 고뇌하던 모습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반가사유상은 반가좌(半跏坐)라는 특이한 자세 탓에 조각을 만들 때 상당히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신체 각 부분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뤄야 하며 곡선의 처리도 꽤 까다롭습니다. 단순하면서도 균형 잡힌 신체, 자연스러우면서도 입체적인 옷 주름, 명료하게 표현된 이목구비, 거기에 잔잔한 미소까지 더해져 반가사유상은 우리나라 불교 조각 중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준초이 사진전 〈필연적 만남, Serendipity〉 전시 전경.

준초이 사진전 〈필연적 만남, Serendipity〉 전시 전경.

준초이는 점점 더 큰 자극만 좇아가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반가사유상을 통해 조용한 사유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가 사진에 담은 조각의 거친 표면은 긴 세월 동안 살아남은 반가사유상의 생명력을 느끼게 합니다. 준초이 작가의 이번 전시에서는 반가사유상의 현재 모습뿐 아니라 AI 프로그램으로 변형한 반가사유상 모습도 담았습니다. 고전의 미와 현대적 해석이 더해진 반가사유상 사진을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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