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아동학대 없었다…일상 돌려달라" 학부모들이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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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 감독. 연합뉴스

손웅정 감독. 연합뉴스

축구선수 손흥민(토트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그가 운영하는 SON축구아카데미 코치들이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자 아카데미 학부모들이 감독과 코치진을 두둔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아카데미 내에서 문제가 될 만한 체벌은 없었으며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로 인해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학부모들은 4일 낸 입장문에서 "며칠 전까지 아이들이 희망을 품고 열심히 땀을 흘리던 평화로운 삶의 터전이 아수라장이 됐다"며 "잠시 머물렀다 간 한 아이와 한 학부모가 남긴 풍파는 실로 엄청나다"고 했다.

손 감독과 손흥민의 형 손흥윤 수석코치 등 코치 2명은 지난 3월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배우던 중학생 A군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A군 측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 훈련 중 코치에게 엎드린 자세로 맞아 붓고 피멍이 들었으며, 손 감독에게 수시로 심한 욕설을 들었고 목덜미를 붙잡히고 밀쳐졌다고 고소장에 적었다.

이와 관련해 학부모들은 "누구보다 아이들을 아끼던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중범죄라도 저지른양 인터넷에 사진이 뜬다"며 "아이들과 코치님들이 함께 장난치며 따뜻함 가득했던 운동장에 침울함이 가득하다"고 언급했다.

학부모들은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4곳이 지난 1일 공동 성명서를 내 손 감독과 코치들을 향해 "인권 감수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비판하고 이들에 대한 엄정 수사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학부모들은 "여태 운동장에 한 번 와보지도 않은 시민단체라는 사람들은 직접 만나보지도 않았을 감독님을 폭력적이라며 비판하고,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스포츠윤리센터는 아카데미를 들쑤시겠다며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작 이곳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행복하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인권이고, 누구를 위한 수사인가"라며 "자기 꿈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땀 흘리는 우리 아이들이 입고 있는 이 피해는 누가 책임을 지는 것이냐.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학부모는 가슴에 손을 얹고 정말로 떳떳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손 감독과 코치들의 아동학대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렇게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한다는 느낌을 받은 지도자를 만나본 적이 없다"며 "운동이 끝나면 아이들과 함께 부둥켜 안고 뒹구는 코치들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학대라고 할 수 있는지, 정말 그 학부모가 이해되지 않고 원망스러움만 가득하다"고 했다.

이어 "수 년간 아카데미에서 지냈지만 지금껏 단 한번도 체벌은 없었다"면서 "과도한 체력 훈련은 아이에게 오히려 독이라며 과도하게 운동을 시킨 적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에 대해선 "우리 학부모 중 일부도 동행했고, 그날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무언가 분위기를 바꿀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다'고 입을 모은다"며 "그날 일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별다르다, 특이하다 느끼지 못했다. 아이들조차 무슨 별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의아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우리가 감독님을 떠받들고 있다거나 체벌이 정당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저 직접 일을 겪은 당사자들은 정작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일은 바깥 사람들이 각자의 잣대만을 들이밀어 아카데미 안에서 마치 큰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아카데미의 구성원들을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오히려 저희를 괴롭히는 것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부디 저희와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감독·코치님들과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때로는 울고 다시 끄덕일 수 있는 일상을 돌려달라"며 "꿈을 향해 오늘도 묵묵히 나아가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입장문을 배포하는 데는 SON축구아카데미 선수반 학생 35명 전원의 학부모가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 사건 조사에 나선 스포츠윤리센터 등 관계 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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