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0승을 달성한 뒤 두 손을 펼쳐 '10'을 가리키는 키움 히어로즈 투수 엔마누엘 헤이수스. 김효경 기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407/04/50df9d0d-0808-4614-8e58-da383a5080e9.jpg)
시즌 10승을 달성한 뒤 두 손을 펼쳐 '10'을 가리키는 키움 히어로즈 투수 엔마누엘 헤이수스. 김효경 기자
영웅군단의 에이스를 만나고 싶다면 버스를 타면 된다. 다승 1위를 질주중인 키움 히어로즈 엔마누엘 데 헤수스(28·베네수엘라·등록명 헤이수스)가 주인공이다.
헤이수스는 3일 고척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하고 시즌 10승을 따냈다. KBO리그 전반기 두자릿수 승리를 따낸 건 헤이수스가 유일하다. 다승 2위인 디트릭 엔스(LG), 애런 윌커슨(롯데), 아리엘 후라도(키움)는 8승을 거뒀다. 앤디 밴헤켄(2014년 20승), 에릭 요키시(2021년 16승)의 좌완 외인 다승왕 계보를 잇게 될 가능성이 높다. 평균자책점(3.14·3위)과 탈삼진(102개·3위) 기록도 준수하다.
최고 시속 151㎞의 빠른 공과 간결한 투구폼이 강점이다. 리그 최고 수준의 타격을 뽐내는 LG를 상대로도 3번 만나 19이닝 동안 겨우 1점(비자책)만 내줬다. 헤이수스는 "전반기를 잘 마쳐서 기분이 정말 좋다. 팀을 위해 헌신했는데, 계속 유지하겠다. 후반기에도 이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3일 고척 LG전에서 역투하는 키움 헤이수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407/04/8156abf8-4bbb-42f4-aed6-8e2897c25ae4.jpg)
3일 고척 LG전에서 역투하는 키움 헤이수스. 뉴스1
베네수엘라 출신 헤이수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올해 한국 무대를 밟았다. 2014년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부터 지금까지 한 시즌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적은 없었다. 2019년 상위 싱글A에서 9승을 거둔 게 최고 기록이다. 헤이수스는 "내 성과지만, 팀 전체가 이룬 성적이기도 하다. 타자들이 점수를 잘 내주고, 수비도 많이 도와줬다. 내게는 의미가 있는 10승"이라고 했다.
헤이수스는 "비시즌에 준비한 것들을 잘 실행하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2년 동안 ABS도 경험해봤기 때문에 적응하는 게 어렵지 않다"며 "ABS를 잘 활용하려면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 공정함이 보장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타자와 승부하는 게 효과적인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경기장엔 히어로물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을 홍보하기 위해 내한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이 방문했다. 아쉽게도 공식 일정이 아니라 선수단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헤이수스는 "좋아하는 '수퍼 히어로'는 없지만, 함께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3일 고척돔을 찾은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배우 휴 잭맨(왼쪽부터), 라이언 레이놀즈, 숀 레비 감독.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407/04/cf6e2175-a779-4e05-b679-03dbebe73dbe.jpg)
3일 고척돔을 찾은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배우 휴 잭맨(왼쪽부터), 라이언 레이놀즈, 숀 레비 감독. 뉴스1
하지만 헤이수스에겐 영웅 같은 존재가 있다. 그의 아내 사우미다. 사우미는 수려한 미모에 영양학을 전공한 재원이다. 사우미는 한국에서 함께 지내며 헤이수스의 등판 때는 경기장을 찾는다. 특히 헤이수스가 아웃을 잡을 땐 큰 목소리로 환호성을 지른다. 헤이수스는 "아내의 목소리가 정말 커서 응원 소리가 잘 들린다. 아내는 나의 영웅"이라고 웃었다.
경기 중 서로 손하트를 주고받을 정도로 다정한 두 사람은 홈 경기 때는 버스로 함께 출퇴근한다. 외국인 선수 숙소인 신도림까지 두 정거장 밖에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이다. 헤이수스는 "버스에서 팬들과 소통을 한다. 대화를 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헤이수스와 아내 사우미. 헤이수스 SNS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407/04/2c597946-53bf-4b62-b9ce-27b23b3fb075.jpg)
헤이수스와 아내 사우미. 헤이수스 SNS 캡처
키움 팬들은 헤이수스를 '고척 예수'라고도 부른다. 성(姓)이 '데 헤수스(De Jesus)'인데다 믿음직스러운 투구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헤이수스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욕심은 없다. 시즌 끝까지 잘 던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우리 팀이 더 많이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