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왜 1인당 25만원 주나, 100억씩 주지…개념없이 방만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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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왜 25만원을 줍니까. 국민 1인당 10억씩, 100억씩 줘도 되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역동 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건전 재정 기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총선 공약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법안은 전날 민주당 주도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됐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공약이 무분별한 현금 지원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그렇게 되면 일단 물가가 상상을 초월하게 오를 뿐 아니라 대외 신인도가 완전히 추락해서 정부나 기업들이 밖에서 활동할 수도 없게 된다”고 말했다. 또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충당 주장을 겨냥한 듯 “국채라는 것을 정말 개념 없이, 방만한 재정이라는 것이…”라며 “대차대조표에 대변, 차변이 일치되면 문제없다는 식으로 마구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선 모두발언에서 2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포퓰리즘적 현금 나눠주기가 아니라 도움이 절실한 소상공인에게 맞춤형으로 충분한 지원을 펼치고 구조적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 지원에 대해 윤 대통령은 “그냥 돈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정말 필요한 곳에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 참모진에 “시장을 많이 다녀보면 어려운 이유가 뭔지 디테일하게 알 수 있다”며 “실제 어려운 건 왜 어려운지 그건 결국 발품 팔아야 알 수 있다. 그리고 집에서 살림하는 사모님한테도 물어보셔야 할 거 같다”고 했다.

발언 도중 윤 대통령은 F1 경기의 피트스탑 장면 사진을 꺼내 들어 보였다. 피트스탑은 F1 경기에서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타이어 교체, 수리 등을 위해 2초 내외로 일시 정지하는 것을 말한다.

윤 대통령은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운전자고, 여기 20명 달라붙는 건 중앙정부, 지방정부, 사업자단체, 금융기관”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중앙부처라고 해도 여러 부처끼리 다 달라붙어야 하고, 지방정부도 다 함께 달라붙어야지 중앙정부만 붙는다고 될 문제도 아니다”라며 “정책은 만들어놓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집행이 잘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집행, 전달 체계가 원활히 작동되는지 늘 점검해야 하고 팀플레이를 할 땐 피트스탑 같이 빨리해야 한다”면서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데 늦으면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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