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아동학대 혐의’ 손웅정 감독·코치 2명 첫 소환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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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 뉴스1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 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SON축구아카데미’에서 불거진 아동학대 혐의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최근 손 감독 등 피의자를 불러 조사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검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손 감독과 손흥윤 수석코치, A 코치 등 3명을 전날(2일) 소환했다.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손 감독 등을 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 감독 등 3명은 해당 아카데미에 다니던 아동 B군을 신체적 또는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B군 측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3월 9일 손 수석코치가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라며 이들을 지난 3월 19일 경찰에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B군 측은 경찰 조사에서 B군 팀 선수들이 경기에서 졌다는 이유로 손 수석코치로부터 정해진 시간 내에 골대에서 중앙선까지 20초 안에 뛰어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제때 들어오지 못한 B군 등 4명은 엎드린 자세로 엉덩이를 코너킥 봉으로 맞았다고 한다. 손 감독으로부터는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3월 7~12일) 때 훈련 중 실수 등을 이유로 욕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밖에 아카데미 선수들이 사는 숙소에선 A 코치에게 엉덩이와 종아리를 여러 차례 맞았고, A 코치가 구레나룻을 잡아당기거나 머리 부위를 때렸다는 주장도 진술서에 담겼다. 사건을 수사한 강원경찰청은 이들 3명을 지난 4월 중순쯤 검찰에 송치했다.

손 감독은 지난달 26일 입장문을 내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라며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군 측은 “아카데미가 학생에게 거친 언사 등으로 혹독하게 훈련을 시킨다는 데 어떤 합의나 동의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수억 원대의 합의금을 노린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연락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제출할 것 ▶언론에 절대 알리지 말고 비밀을 엄수할 것 ▶대한축구협회에 징계 요구를 하지 말 것 등 3가지를 조건으로 제시했다”라며 “이에 너무나도 분노해 분노의 표현으로 감정적으로 (합의금을) 이야기한 것뿐이지 진지하고 구체적인 합의금에 대한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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