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40㎜ ‘게릴라 물폭탄’ 덮쳤다…침수 피해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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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2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비는 오늘(3일) 오후 대부분 지방에서 그치겠다고 기상청은 예상했다. [연합뉴스]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2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비는 오늘(3일) 오후 대부분 지방에서 그치겠다고 기상청은 예상했다. [연합뉴스]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거센 장맛비가 수도권 등 중부 지방을 강타했다. 순식간에 쏟아진 비로 전국 곳곳에 침수 피해 등이 속출했다. 정체전선은 당분간 남북을 오르내리면서 게릴라성 폭우를 쏟아낼 전망이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북상한 정체전선으로 경기 이천에 한 시간에 40㎜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등 중부지방 곳곳에 시간당 30㎜를 넘는 매우 강한 비가 내렸다. 충남 부여에 시간당 38.6㎜, 인천에 33.5㎜, 세종에 31.5㎜ 등 기습적인 폭우가 왔다. 시간당 30~40㎜의 비는 호우주의보 수준으로, 양동이로 퍼붓는 듯한 느낌의 매우 강한 비다. 서울에도 한때 시간당 최대 26㎜의 강한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5시 30분까지 충북 충주와 전북 군산 83.7㎜, 경기 이천 78.8㎜, 강원 원주 66.7㎜, 서울은 62.6㎜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낮 시간 한때 내린 비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많은 양”이라고 설명했다. 일정한 양의 비가 오랜 시간 내리던 과거 장마와 달리 이날은 ‘게릴라성’ 폭우를 쏟고 지나갔다. 지난해부터 장마 형태가 이런 식으로 바뀌면서 기상학계는 ‘도깨비 장마’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호우 피해도 속출했다. 가장 많은 비가 쏟아진 충북 충주에서는 40대 야영객이 남한강 진입로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경기에서는 반지하 주택이 침수됐고, 인천에서는 지하차도 침수되고 하수구가 역류했다. 강원에서는 빗길에 2.5톤 트럭이 미끄러져 방음벽에 충돌했다. 이밖에 토사 유출, 낙석, 나무 전도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정체전선은 이날 오후 경기도를 지나 황해도와 강원 북부로 올라갔고, 기상청은 오후 4시를 기해 중부 지방에 내렸던 호우주의보를 대부분 해제했다.

기상청은 2일 늦은 밤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시작된 비가 3일 낮까지 이어지다가 오후 3시 안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북부, 강원 중·북부 내륙, 충남·충북 남부 20~60㎜, 서울·인천·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동해안 5~40㎜, 충북 중·북부 10~40㎜ 더 내릴 전망이다. 남부는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또다시 많은 비가 예보됐다. 전남은 30~80㎜, 많은 곳은 100㎜ 이상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전북·경북·경남은 10~50㎜(많은 곳 60㎜ 이상), 제주도 5~30㎜다.

장맛비는 3일 밤 소강상태를 거쳤다가 4일 오전에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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