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대선토론 뒤 금리발작…미 폴리코노미 현주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미국 대선 판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자 금융시장이 요동쳤습니다. 1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4.46%로 급등했습니다. 2거래일 만에 0.17%포인트나 뛰었습니다. 30년물은 4.65%로 치솟았고요.

지난주 TV토론에서 트럼프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압도하면서 재선 가능성이 커지자 채권 시장이 ‘발작’한 겁니다. 이날 연방대법원이 2020년 대선 불복 사건에 대해 트럼프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린 게 결정타였습니다. 11월 대선 전에 재판이 열릴 가능성이 작아진 겁니다. 트럼프는 백악관에 돌아오면 세금을 낮추고, 재정지출을 늘리고, 관세를 올리고, 이민 장벽을 높이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대체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금리 인하를 어렵게 할 수 있는 정책들입니다.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로 적자가 커지면 이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이 늘어나게 됩니다. 시장에 국채가 많이 풀리면 가격은 떨어지고 수익률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작용했습니다. 코스피와 원화값 급락에서 보듯 트럼프 리스크가 한국 경제에 줄 부정적 영향에 대비해야겠습니다.

한국의 ‘톱3’ 수출 시장인 유럽연합(EU)에서는 극우 정당이 세를 불리면서 정치가 경제를 흔드는 ‘폴리코노미’ 현상이 우려됩니다. 프랑스·독일 등에서 극우 정당이 크고 작은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보호무역과 첨단산업에 대한 정부 개입이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전기차·2차전지 등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규제 강화에 대응할 전략이 필요합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로 집계되면서 일단 한숨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은 여전히 13.3%나 뛰었고 기름값 부담도 커져 실생활에서 체감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