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빼고 싹 쓸었네…외국인 타자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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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 시즌 프로야구는 외국인 타자 춘추전국시대다. 전반기 내내 각 구단 외국인 타자들이 맹활약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외국인 타자들의 동반 부진으로 여러 구단이 애를 먹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외국인 타자 10명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로하스

로하스

◦ 포지션: 외야수(양타)
◦ 성적: 홈런·타점 3위, 출루·장타율 5위

도슨

도슨

◦ 포지션: 외야수(좌타)
◦ 성적: 타율·안타 1위, 득점 5위, 출루율 4위

에레디아

에레디아

◦ 포지션: 외야수(우타)
◦ 성적: 타율·안타 2위, 타점 4위

레이예스

레이예스

◦ 포지션: 외야수(양타)
◦ 성적: 타율 5위, 타점 4위, 안타 3위

데이비슨

데이비슨

◦ 포지션: 내야수(우타)
◦ 성적: 홈런 1위, 장타율 4위

타격과 안타 1위를 달리고 있는 로니 도슨(키움 히어로즈), 기복 심한 롯데 자이언츠 타선의 중심을 잡는 빅터 레이예스,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 여러 부문에서 전방위 활약을 펼치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와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 등이 그렇다.

이들뿐만 아니다. 26세의 ‘젊은 피’ 요나단 페라자는 거포가 부족한 한화 이글스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LG 트윈스를 29년 만의 통합 우승으로 이끈 오스틴 딘은 타점 2위에 올라 이름값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해 걱정을 샀던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도 5월을 기점으로 위력을 되찾았다. 헨리 라모스(두산 베어스)와 데이비드 맥키넌(삼성 라이온즈)도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다른 구단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티가 안 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중 도슨과 에레디아는 타격왕과 안타왕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1일까지 도슨이 0.368로 1위, 에레디아가 0.361로 2위다. KBO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타자 중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쥔 선수는 2004년 클리프 브룸바(현대 유니콘스)와 2015년 에릭 테임즈(NC) 2명밖에 없다. 올해는 도슨과 에레디아가 역대 세 번째 이정표에 도전한다. 안타 수도 막상막하다. 1위 도슨이 111개, 2위 에레디아가 110개다. 최근 롯데의 상승세를 이끄는 레이예스가 타격 5위(0.349), 안타 3위(107개)로 이들을 바짝 쫓고 있다.

도슨은 최하위 키움의 ‘복덩이’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떠난 간판타자 이정후의 공백을 도슨이 메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슨은 지난해 7월 애디슨 러셀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뒤 쾌활한 성격과 성실한 태도로 금세 신임을 얻었다. 재계약에 성공한 올해는 펄펄 날고 있다. 홍 감독은 “도슨이 출루를 많이 하면서 공격 전반적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야구 외적으로도 팬들과 동료들을 즐겁게 한다”며 흐뭇해했다.

에레디아도 KBO리그 2년 차다. 그의 강점인 정교한 콘택트 능력이 올해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중요한 상황에서도 강하다. 득점권 타율이 0.430으로 양의지(두산·0.449)에 이어 전체 2위다. 지난해 KBO 수비상(외야수 부문)을 받았을 정도로 수비력도 든든하다. 이숭용 감독은 “에레디아는 영리하고, 노림수가 좋다. 상황에 맞는 배팅을 할 줄 알고,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KBO리그에서 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로하스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가 3.95로 10개 구단 타자 중 1위다. 2020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답게 4년 만에 돌아온 KT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내는 중이다. 홈런 21개(공동 3위)·68타점(3위)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확실하게 해내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도 1.006으로 김도영(KIA·1.011)에 이어 2위다. 출루율(0.425)이 높으니 득점 순위도 2위(62점)를 달리고 있다. 더구나 로하스는 올 시즌 KT가 치른 모든 경기에 출장했다. KT 관계자는 “로하스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정말 프로페셔널 하다. 몸이 안 좋아도 ‘못 뛰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없다”고 전했다.

2022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 홈런왕 출신인 데이비슨은 홈런 25개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5개를 몰아치면서 경쟁자인 강백호(KT·22개)와 로하스를 따돌렸다. NC 선수로는 2016년의 에릭 테임즈(40개) 이후 8년 만에 홈런왕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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