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사퇴 뒤, 尹 “갈등과 대결의 정치 반복은 국민 고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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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일 “갈등과 대결의 정치가 반복되면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극복할 수 없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도 없다”며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면 그 모든 어려움과 고통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이 완료된 것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다양성 위에 존재하는 만큼 서로 의견이 다를 수는 있다”며 “그러나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대화와 합의에 기반한 합리적 시스템으로 의견 차이를 좁히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을 이뤄내는 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강조했다. 이는 거대 야당이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4법’ 등을 강행 처리하고, 각종 탄핵 소추안을 추진하는 현 정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국정의 목표, 정치의 목표는 하나로서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러한 목표만큼은 정부와 국회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회가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민생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훌륭한 정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화성의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와 관련한 대책 마련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배터리 산업과 같이 다양한 화학물질을 활용하는 산업은 기존 방식으로는 진화가 어렵다”며 “화학물질의 특성에 맞는 소방 기술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여 예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곤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곤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앞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야당이 “방통위가 2인 체제로 운영되는 점은 위법”이라며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김 위원장은 이날 열릴 국회 본회의에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되기 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중단된다”며 “장기간 방통위 업무가 마비되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금명간 후임 방통위원장을 지명할 계획이다. 후보로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전 사장은 여당 추천 몫 방통위원으로 거론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전 사장을 포함해 복수의 인사를 대상으로 후보 리스트를 작성 중”이라며 “인사 검증 절차까지 포함해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 전임인 이동관 전 위원장도 지난해 12월 야당의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방통위원장을 잇달아 탄핵하려는 것에 대해 “어떤 위법 사항으로 방통위원장을 탄핵하는 것인지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국정의 공백이 생기는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민주당의 탄핵 남발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참여한 이들이 90만명을 넘은 것에 대해서도 “명백한 위법 사항이 있지 않는 한 탄핵이라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정치적으로 탄핵을 계속 언급하면서 국정이 잘 진행될 수 없게 된 상황이 온 것 같은데, 잘 주시하고 있고 국회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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