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르노 전기차에 LFP 배터리 공급…중국산 뚫고 첫 수주

중앙일보

입력

LG에너지솔루션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르노 본사에서 르노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왼쪽부터 질 르 보르네 르노 CTO(부사장),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개발센터장(부사장), 프랑스아 프로보 르노 CPO(부사장), 서원준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 사업부장(부사장), 필립 브루네 르노 파워트레인·EV 엔지니어링 사업부 전무, 조셉 마리아 르카젠 CSO(전무).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르노 본사에서 르노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왼쪽부터 질 르 보르네 르노 CTO(부사장),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개발센터장(부사장), 프랑스아 프로보 르노 CPO(부사장), 서원준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 사업부장(부사장), 필립 브루네 르노 파워트레인·EV 엔지니어링 사업부 전무, 조셉 마리아 르카젠 CSO(전무).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자동차 기업 르노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Ampere)’와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공급기간은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다. 규모는 약 39GWh(기가와트시)로, 전기차 약 59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용 LFP 첫 대규모 수주라는 데 의미가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차량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장악한 LFP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점유율을 늘려나갈 계기를 만든 것이다.

글로벌 LFP 배터리 시장은 중국이 꽉 잡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용 LFP 시장 점유율만 봐도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중국 기업이다. 한국은 그동안 삼원계(NCM,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집중해왔다. NCM이 에너지 효율이 높아 차량에 탑재했을 때 주행거리가 길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NCM에 집중하는 게 중국 기업들과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길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지난 2월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국제전시장 팔렉스포에서 개막한 제네바 국제모터쇼에 제네바 국제모터쇼 조직위원회가 '올해의 차'로 선정한 르노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닉'의 전기차 모델. 연합뉴스

지난 2월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국제전시장 팔렉스포에서 개막한 제네바 국제모터쇼에 제네바 국제모터쇼 조직위원회가 '올해의 차'로 선정한 르노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닉'의 전기차 모델. 연합뉴스

늘어나는 LFP 수요

그러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중저가 전기차를 더 많이 찾으면서 가격이 싼 LFP 배터리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도 LFP 배터리 채택을 늘렸다. 양극재 종류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봤을 때 LFP는 2020년 17%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1%까지 늘었다. NCM에 집중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LFP 배터리 개발에 돌입하며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나섰다. 삼성SDI와 SK온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지난 3월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내부적으로 LFP 배터리 개발이 완료됐고, 고객과 구체적인 협의가 완료되면 2026년쯤 양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먼저 대규모 공급계약을 따낸 것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르노에 공급하기로 한 LFP 배터리는 파우치 배터리 최초로 셀투팩(Cell To Pack, CTP) 기술을 적용했다. 셀투팩은 기존의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배터리 셀을 조립하는 기술인데, 무게를 줄이고 모듈 공간만큼 더 많은 셀을 탑재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FP의 단점인 무거움과 낮은 에너지 밀도를 개선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셀투팩 이미지.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셀투팩 이미지.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호주 광산업체와 175만t 리튬 정광 계약 체결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리튬 광산업체 라이온타운에 3450억원을 투자해 175만톤(t) 규모의 리튬 정광을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리튬 정광은 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광물로, 배터리 핵심 원료인 수산화 리튬을 추출할 수 있다. 175만t은 고성능 전기차 5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연말부터 15년에 나눠서 이 규모의 리튬 정광을 공급받는다. 회사는 2022년 5월에도 라이온타운과 70만t의 리튬 정광을 공급받는다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이번에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