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부근서 자주포 140발 사격…9·19 합의 이후 6년만

중앙일보

입력

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 5㎞ 지역 내 최전방에서 약 6년 만에 포병 실사격 훈련을 재개했다. 군은 앞서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로 정지됐던 방어 훈련을 모두 복원해 최근 북한의 '복합 도발' 행태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지난달 26일 부대별 작전지역에서 K9 사격을 하는 모습. 해병대사령부.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지난달 26일 부대별 작전지역에서 K9 사격을 하는 모습. 해병대사령부.

2일 군에 따르면 이날 MDL 이남 5㎞ 안에 위치한 경기도 연천 적거리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90여 발, 강원도 화천 칠성사격장에서 K-105A1 차륜형 자주포 40여 발 등 총 140발 가량을 발사했다. 9·19 합의에 따르면 남북은 MDL 5㎞ 이내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 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달 4일 국무회의 등을 거쳐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이미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고, 그 전에도 3600회 이상 합의를 위반했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지난 4월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사격장에서 열린 '수도군단 합동 포탄사격훈련'에서 K9 자주포가 사격하는 모습. 뉴스1.

지난 4월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사격장에서 열린 '수도군단 합동 포탄사격훈련'에서 K9 자주포가 사격하는 모습. 뉴스1.

이날 훈련과 관련해 육군은 "정부의 9·19 합의 전부 효력 정지로 훈련이 정상화된 데 따른 첫 지상 사격 훈련"이라며 "적 도발 시 대응 능력 및 화력 대비 태세 강화에 중점을 두고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접적 지역에서 포병 사격과 기동부대 훈련을 정례적으로 실시해 공세적 전투 수행이 가능한 통합 화력 운용 능력을 배양하는 등 군사 대비 태세의 완전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이 보다 더 실전적인 교육과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부대별로 사격 일정을 잡아서 진행할 것"이라며 "여단급 이상 부대의 기동 훈련도 계획대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해병대는 지난달 26일 연평도, 백령도 등 서북도서 일대에서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등을 동원해 7년여 만에 해상 완충 구역 내에서 290여발의 사격 훈련도 실시했다.

군이 해상에 이어 육상에서도 포사격 훈련을 재개한 건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한 대응 성격이다. 북한은 지난 5월 말부터 수차례 대남 오물풍선을 보내고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을 시도했다. 이어 지난달 26일과 지난 1일 탄도미사일을 쐈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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