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간 4명…역대 5번째 필경사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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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해 초 퇴직한 김이중 필경사가 근무 당시 국무위원 임명장을 작성하는 모습. [중앙포토]

지난해 초 퇴직한 김이중 필경사가 근무 당시 국무위원 임명장을 작성하는 모습. [중앙포토]

대한민국 공무원 중 희귀 직군인 필경사(筆耕士) 합격자가 나왔다. 1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인사기록 분야 공개채용에서 24539번 응시자가 필경사에 최종 합격했다. 처우는 일반직 공무원 6급 상당이다. 합격자의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필경사는 5급 이상부터 대통령까지 행정부 소속 국가공무원의 임명장 손글씨 작성, 대통령 직인·국새 날인, 임명장 작성 기록 대장 관리시스템 운영·관리, 정부 인사 기록 유지·관리, 임명장 수여식 행사 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필경사는 1년에 4000~7000장의 임명장을 작성한다.

지난해 초 김이경 필경사가 퇴직하면서 인사혁신처는 후임자 채용에 나섰다. 21명이 지원했지만 적격자를 찾지 못했고 채용을 보류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5월 필경사 채용 공고를 다시 내 이번에 적임자를 찾았다. 경쟁률은 56대 1. 합격자가 4일까지 등록을 마치고, 신원 조회와 신체검사를 통과하면 필경사로 일하게 된다. 공무원 중 가장 희귀한 직군인 필경사는 미술·서예 관련 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거나 학사 취득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근무·연구한 경력자 가운데 뽑는다. 1962년 첫 필경사를 뽑았고 이번이 다섯 번째다. 정부는 2005년 임명장을 컴퓨터로 작성해 프린터로 인쇄하는 전산화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직생활의 자랑인 임명장을 프린트물로 대신할 수 없다는 의견에 따라 같은 해 필경사가 작성하는 수기 임명장이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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