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로 국내 최장수 광주극장 살립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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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동구가 지난달 4일부터 ‘고향사랑 기부제’의 지정기부금 모집에 나선 국내 최장수 단관(單館)극장 광주극장 전경. [중앙포토]

광주광역시 동구가 지난달 4일부터 ‘고향사랑 기부제’의 지정기부금 모집에 나선 국내 최장수 단관(單館)극장 광주극장 전경. [중앙포토]

올해 시행 2년차를 맞은 ‘고향사랑기부제’ 기부액이 급감하면서 전국 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지자체는 지난달 4일부터 공식 시행된 ‘지정기부제’ 사업 발굴을 통해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꾀하고 나섰다.

지난달부터 ‘지정기부제’ 시행 #10억 목표 … 충장로 상권 회복 기대 #전국 지자체 ‘지정기부’ 13개 추진

1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17개 시·도 고향사랑기부제 총모금액은 172억243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6억5068만원)보다 16.6%(34억2683만원) 줄었다. 총 기부 건수도 지난해 13만7524건에서 올해 12만6622건으로 7.9%(1만902건) 감소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문화 확산을 통해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해 1월 시행됐다.

시·도별로는 대구가 지난해 모금액 2억6648만원에서 올해 1억6293만원으로 38.9%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어 강원(-25.7%), 경북(-25.1%), 충남(-23.8%), 충북(-23.1%), 전남(-22%) 등의 모금액이 줄었다. 반면 울산은 2억6990만원이 모여 기부액이 36.2% 증가했고, 세종(22.1%)과 인천(12.0%), 광주(4.3%) 등도 모금액이 늘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특정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금 30% 내에서 지역특산품을 받는 제도다. 주민등록 주소를 제외한 전국 지자체에 연간 500만원 내에서 기부할 수 있다. 기부금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은 16.5% 세액공제도 받는다.

지자체들은 특정사업에 기부하는 ‘지정기부제’를 활용하고 있다. 지정기부제는 지자체 선정한 사업 중 1~2가지를 선택해 기부하는 제도로 지난달 4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기부금을 지자체가 활용처를 찾아 집행하는 기존 형식에서 진화된 방식이다.

지정기부는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또는 NH농협 전국 지점 내 전용창구에서 참여할 수 있다. 1일 현재 고향사랑e음에는 전국 지자체가 선정한 지정기부 사업 13개가 올라와 있다.

이중 광주광역시 동구는 국내 최장수 단관(單館)극장인 광주극장 활성화를 위한 지정기부를 받고 있다. 광주극장은 1935년 10월 최선진 선생이 세운 후 지금까지 스크린이 한 개인 단관극장을 유지하고 있다.

동구는 광주극장 활성화를 통해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침이다. 과거 호남 최대 상권이던 충장로 일대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10억원을 모금하는 게 목표인 지정기부금은 노후화한 건물·시설 개보수와 광주극장 향후 100년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 등에 사용된다.

이밖에도 광주 남구의 시간우체국 조성사업과 통일 효도열차 지원사업을 비롯해 ▶충남 청양군 정산 초·중·고 탁구부 훈련용품과 대회출전비 지원 ▶영암 맘(mom)  안심 프로젝트 ▶충남 서천군 서천 특화시장 재건축 사업 등에 대한 지정기부를 받고 있다. ▶경남 하동군 독거노인 목욕이용권 지원 ▶경남 하동군 유기·피학대 동물 구조·보호 지원 ▶경남 산청군 청소년 관악합주단 후원 ▶서울 은평구 소아암 환자 의료용 가발 지원 ▶울산 동구 청년노동자 공유주택 조성 등도 지정기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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