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독방 갇혀"…美의회 나온 패리스 힐튼 충격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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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조세무역위원회 주관의 '미 어린이 보호 및 복지 강화'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패리스 힐튼. AFP=연합뉴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조세무역위원회 주관의 '미 어린이 보호 및 복지 강화'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패리스 힐튼. AFP=연합뉴스

글로벌 호텔 체인 힐튼 그룹 상속자이자 할리우드 스타인 패리스 힐튼(43)이 10대 시절 기숙학교에서 겪은 신체적·정신적 학대에 대해 증언하며 아동 복지 보호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디언,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패리스 힐튼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워싱턴DC 캐피틀 힐에서 열린 미 하원 조세무역위원회 주관 ‘어린이 보호 및 복지 강화’ 청문회에 출석해 “강제로 약물을 먹고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10대 당시 기숙학교에서의 끔찍한 경험을 털어놨다.

힐튼은 “처음에는 그저 평범한 기숙학교일 것으로 생각했다”며 “기숙학교의 프로그램은 치유·성장·지원을 약속했지만, 2년간 말하거나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창밖을 바라보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 직원들은 저에게 강제로 약물을 먹였고 성적으로 학대했다”며 “저는 폭력적으로 구속당하고 복도로 끌려갔으며 알몸으로 벗겨진 채 독방에 갇히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힐튼은 “외부와의 모든 의사소통이 통제됐고, 심지어 부모와 통화를 할 때는 항상 누군가가 같이 있었다. 그래서 부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릴 수 없었다”며 “시설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한마디라도 하면 즉시 전화를 끊고 처벌을 받거나 신체적 구타를 당했다”고 덧붙였다.

기숙학교에서 겪은 가혹 행위로 패리스 힐튼은 지금도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의 부모도 패리스 힐튼이 받은 치료에 대해 “완전히 속았다”고 말했다.

힐튼은 “미국 내 기숙학교나 청소년 보호 시설의 상황이 27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주장하며 2021년 만료된 사회보장법 4조 B항(아동복지법)을 재승인하려는 위원회의 양당 합의 노력에 지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연간 230억 달러 규모의 이 산업은 이런 아이들을 돈으로 볼 뿐 시설에 대한 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당국의 느슨한 감독을 지적하면서 의회에 주거 청소년 프로그램에 대한 감독 강화를 목표로 하는 기관 아동학대 중지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패리스 힐튼은 “엄마로서 이런 이야기들은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 아이들이 견뎌야 했던 대우는 범죄”라며 “이 아이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자랄 자격이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목소리가 되겠다”며 “미국의 청소년이 안전해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힐튼이 다녔던 학교는 2000년 매각됐고, 현재 재단은 매입 이전 발생한 일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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